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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투자 증가 속 “초기 투자 미진 여전”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3-09-29 17:53 최종수정 : 2013-09-30 14:56

이달 신규투자액 1조원 돌파 예고 “바이오산업이 견인차”
7년 이상 업력 기업 투자비중 65%, “엔젤투자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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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이하 VC)업계는 지난 1998년 벤처붐 이후 올해 유례없는 관심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기조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창조경제’가 중소·창업초기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이들을 육성하는데 많은 공헌을 할 수 있는 VC 또한 다양한 정부 지원책이 등장했다.

그 결과 최근 VC 신규투자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VC 신규투자는 지난 3년간 매년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중이다. 올해도 1조원 돌파는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VC가 벤처붐 이후 다시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007년 이후 초기기업 투자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아직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에 대한 의존이 매우 높아서다. 성장사다리펀드 GP 선정에 10개 VC사가 선정되는 등 초기기업 투자에 VC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을 보면, 현재까지도 고리스크인 초기기업 투자를 기피한다는 얘기다. 아직도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가 아닌 현실적 지표에 의한 잘못된 투자 접근법이 팽배해져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VC신규투자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2003년 6306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만인 2010년에 1조원(1조91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작년에 1조2333억원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신규투자액 1조원 시대를 열었다.

◇ 8월 VC 신규투자액 9천억원 육박…바이오 투자 증가 등 업계 활황세 조짐

올해 역시 1조원 돌파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VC업계 신규투자액은 8992억원을 기록했다. 월 평균 1124억원의 VC 신규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이 추세대로면 이달에 신규투자액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1월에 신규투자액이 1조원을 넘긴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시기가 약 2개월 앞당겨졌다.

VC신규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 중 하나로는 그간 투자 기피산업이었던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2009년까지만 해도 생명공학에 대한 VC신규투자는 638억원에 그쳤다. 전체 신규투자에서 7.36%의 비중에 불과한 것. 성공가능성과 장기간 육성 등의 이유로 VC투자가 미진했던 바이오산업은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부상한 고령화 이슈와 맞물려 관심이 높아졌다. 해외에서도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에는 생명공학 VC신규투자는 1000억원(1052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8월 현재 949억원의 신규투자액을 기록해 올해 말에는 14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자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뿐 아니라 성장사다리펀드, 미래창조펀드 등 정부에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도 VC 업계의 활성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에 잡히는 신규투자액은 감소하겠지만 실질적인 VC사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장사다리펀드 의 경우 1조3750억원의 민간 투자자금 유입 계획을 가지고 있고, LP모집이 어려운 루키 VC사들에게도 운용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실적이 부족한 VC사들에게 의무 출자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참여기회 확대 및 성장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제지원 등 VC 및 엔젤투자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뿐 아니라 고령화 이슈 등으로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간 투자 기피업종이었던 바이오산업에 대한 VC투자가 조금씩 활성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VC투자 7년 이상 기업 편중…엔젤투자는 지속 감소 추세

4년 연속 신규투자액 1조원 돌파가 예고되고, 정부의 지원 정책이 확대되는 등 VC업계가 벤처붐 이후 재점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지난 25일 열린 중소기업 창조경제확산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는 現업계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신규투자액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VC업계의 고질적 문제점인 초기기업 투자 미진, 기관투자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은 그대로라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 중소기업 자금조달에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VC투자로 이뤄지는 자금조달은 1% 미만도 안되는 현실이라는 것.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작년 기술금융 현황에서 가장 많은 자금조달을 실시한 곳은 기보였다. 기보는 총 6조5000억원의 기술금융 지원에서 77.2%(5조167억원)를 차지해 기술융자(2500억원), VC(1조2333억원) 대비 월등한 비중을 나타냈다. VC의 경우 전년(24.0%) 대비 5%p 낮아졌다.

회의에 발표자로 나선 장흥순 서강미래기술연구원장은 “창조적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술금융’이 매우 중요하다”며 “보다 현명한 돈이 투입돼 창조경제 시대에 맞는 중소기업 금융지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99%가 융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VC투자, 주식 및 회사채는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투자가 등 공공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지적했다. 장 원장은 “VC는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의 정책적인 노력으로 인해 증가세는 더 확대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공공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태펀드가 민간자본을 유인하는 효과는 높지 않다”며 “특히 2010년부터 시작된 정책금융공사의 투자를 고려하면 민간자본 유인효과는 2배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중기 단계 이후 중소기업에 집중된 투자 경향 또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VC사들의 초기단계 기업(설립 3년 이내) 투자 비중은 2008년 40.1%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돼왔다. 연도별로는 2009년 28.6%, 2010년 29.3%, 2011년 29.6%, 2012년에 30.0%를 나타냈다. 올해도 지난 8월 기준 초기기업 투자 비중은 24.73%(2224억원)에 불과하다. 장 원장은 “단계별로 구분할 경우,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자본조달 구조는 미국과 비교할 때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며 “점점 더 많은 VC사들이 창업 후 7년 이상 된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업 지원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엔젤투자는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1년 엔젤투자금액은 296억원으로 전년(326억원) 대비 10.13%(30억원) 줄었다. VC신규투자는 늘고 있지만 엔젤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인 것. 초기기업에 대한 VC투자가 미진한 것과 연계해보면 창업·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는 상황이다.

장 원장은 “VC투자뿐 아니라 창업초기 자본조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엔젤투자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2000년 5493억원에서 엔젤투자액은 2011년에 296억원으로 1/18 수준까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VC·엔젤투자가 미진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VC에 대한 인식을 문제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 초기·후기기업 투자 수익률 차이 34.1%p…투자접근법 변화 필요

성장가능성을 바라보고 투자를 실시해야 하는 투자자들이 여러 취약점들로 인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창업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만을 선호한다는 것.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작년 업력별 VC투자 수익률은 초기·중기·후기기업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3년 이하 초기기업은 -6.80%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에 3~7년 이하 후기기업은 4.40%, 7~14년 초과 후기기업은 27.30%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은 “일반적인 투자 접근법으로 VC를 바라보면 안된다”며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VC투자 또한 일반 투자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고수익만을 찾아 안정적인 후기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현 구조는 결국 국내 VC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흥순 원장 역시 “모태펀드로 인해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30%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러 취약한 상황과 맞물려 자생적인 투자는 어렵다”며 “이로 인해 VC사들은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편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회수 완료기업 업력별 VC투자 수익률, VC 업력별 투자현황 〉
                                                                 (자료 :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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