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해외서도 탈 많은 '쌍봉형 금융감독' - 이원화 후 사각지대·서로 “네탓” 책임공방 ‘볼썽’](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30725003825125958fnimage_01.jpg&nmt=18)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기구분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실익보다는 감독기구 이원화에 따른 직접비용은 물론 이중규제 등에 따른 막대한 규제준수비용 지출 우려 또한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융감독원에서 떼어 내는 이른바 ‘쌍봉형 감독체계’로 가는 방안이 확정되자 쌍봉형 감독체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더욱이 이미 쌍봉형 감독체계를 도입한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 감독기구 간 비협조, 의견충돌 등에 따른 감독사각지대 발생 등 부작용이 계속 노출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 호주, 금융감독체계 2개 감독기구로 단순화 그 효과는?
현재 호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쌍봉형 체계를 구축해 운영 하고 있으며, 이들의 쌍봉형 모델은 크게 건전성 감독기구와 중앙은행의 통합여부에 따라 2가지로 나뉜다. 호주는 통화정책과 감독정책의 상충방지를 위해 중앙은행과 분리된 건전성 감독 및 영업행위감독 기구를 각각 설치, 금융감독체계를 2개 감독기구로 단순화한 쌍봉형을 도입했고, 네덜란드 및 영국은 시스템리스크 감독강화를 중앙은행이 직접 또는 산하기구를 통해 건전성감독기능을 수행하는 쌍봉형을 택했다.
그런데 이들 국가에서 쌍봉형 체제 출범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호주는 지난 2001년 HIH 보험사 파산 과정에서 쌍봉형 감독체계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호주 왕립조사위원회는 당시 HIH보험사 파산 결과를 발표하면서 APRA(건전성 감독기구)와 ASIC(영업행위 감독기구)간 정보교류가 미흡해 주식투자 및 보험가입 제한 등 소비자보호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실패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2009년 호주 의회합동조사위원회에서 연금 운영사인 Trio Capital 금융사기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도 APRA와 ASIC간 소통부재를 문제로 꼽았다. 특히 APRA와 ASCI가 서로 책임과 역할을 미루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던 호주 여신전문금융회사인 Banksia의 파산 사례는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한다. 당시 ASCI은 예금수취 등에 대한 무인가영업은 APRA 소관이라고 주장했고 APRA는 Banksia가 은행법상 은행이 아니라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 네덜란드도 감독기구 간 소통부재 사례 잇달아
네덜란드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09년 10월 ABN Amro은행 신임 CEO의 자격 심사와 관련해 DNB(중앙은행)는 적격성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반면 AFM(금융시장감독원)은 부적격으로 판단해 해임을 권고했으나 DNB가 이를 무시하고 신임 CEO를 선임했다. 그 결과 2010년 피감독기관을 대상으로 두 감독기구의 협력관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적이라는 답은 고작 7%에 불과했고, 2011년 7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네덜란드의 금융부문을 평가하면서 감독기구 간 충돌이 감독기구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금융위기 때 네덜란드의 ING그룹 포함 대형 금융회사에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되자 시장에서는 이를 놓고 감독체계 실패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 산업 규모가 매우 크고 금융회사 수가 많은 나라의 경우 쌍봉형 감독체계 도입이 일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도 나왔다. 예컨대 국제금융중심로서 감독대상 금융회사 수가 2만 6000개에 달하는 영국의 경우,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회사들에 대해서는 PRA(중앙은행)와 FCA(영업행위 감독기구)가 이중으로 강도 높은 감독을 실시하고 그 밖에 대부분 회사들에 대해 FCA가 감독하는 체계는 효율적인 역할분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제적인 컨설팅회사인 Oliver Wyman에서도 쌍봉형 모델은 영국과 같이 금융 산업 규모가 크고 금융회사 수가 많은 경우에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 쌍봉형 모델 국내 현실에 부적합 주장 왜?
그러나 불과 십여 개 금융회사가 금융 산업 안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쌍봉형 체계를 도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학계전문가들과 금융계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 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기구분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들은 국내 금융시장이 금융위기에 취약한 개방경제인 점을 고려할 때 위기대응이 용이한 통합감독체계가 보다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쌍봉형 도입 시 감독기구 추가 설치에 따른 비용과 금융회사의 규제준수 비용이 발생해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과 권한의 확대를 추구하는 속성상 향후 불필요한 비용부담이 지속적으로 가중될 우려 있다”며 “또한 쌍봉형 감독체계 도입 주장이 관료의 자리 늘리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현행 권역별 법체계에서는 건전성규제와 영업행위규제가 혼재되어 있어 양 감독법규를 분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수단임과 동시에 채무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차입을 방지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는 수단인데, 이를 어떻게 분리하느냐라는 것이다.
◇ “국내 해외 쌍봉형 도입 취지 달라 일부 해외사례 추종 비판”
때문에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경우 중복규제 및 규제혼선이 불가피하고 필요하다면 장기적인 플랜 하에 금융법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병행해 추진되어야 할 사안임을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호주, 네덜란드 영국 등의 국가는 목적별 감독이라는 이론적 배경 이외에도 자국의 금융환경, 정치적 상황, 역사적 배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쌍봉형 감독체계를 도입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바와 같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감독기구를 분리해야한다는 취지로 쌍봉형 감독체계를 도입한 사례는 없다”며 “쌍봉형 감독체계 도입을 놓고 취지 자체가 다른 일부 해외 사례만을 추종하는 것은 지나친 편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5월 금융소비자학회 심포지엄에서 명지대학교 빈기범 교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쌍봉형 감독기구를 택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 처럼 정부부처 한 곳이 국내금융정채과 감독기구 지휘를 겸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책당국은 이해상충 가능성 있는 정책을 통합해서 운용하는 상태에서 하위 검사 업무를 맡는 감독기구만 이원화하는 모델이 기형적이라고 지적하는 학계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 금융감독체계 유형 및 장단점 비교 〉
유형 개요 장점 단점 해당국가
업권별 체계 ·개별 금융산업별로 전담 감독기관을 ·해당 업권에 대한 전문성 ·효율성 저하 중국, 홍콩,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운영하는 수직적 감독체계 ·기구간 갈등소지 최소화 ·복수 권역에 걸친 이슈 감독 곤란
통합형 체계 ·단일 감독기구가 전 금융업종을 감독 ·명료한 조직구조 ·감독 우선순위에 대한 내부 갈등소지 독일,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등
하는 체계 ·복수영역에 걸친 이슈 감독 용이 ·다양한 기법과 문화의 융합 곤란 전세계 43개국
·감독목적(건전성감독과 영업행위감독) ·각 기구별 규제목적 명확 ·기구간 갈등 및 조율실패 위험
쌍봉형 체계 별로 복수의 감독기관을 운영하는 ·각 기구내 동질적 조직문화 형성 ·감독사각지대 발생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수평적 감독체계 ·사회적 비용 증가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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