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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불합리한 대손적립 기준 “손봐야”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7-01 07:54 최종수정 : 2013-07-01 16:07

FY12/3분기 저축은행 6곳, 대손충당금 증가
저축은행, “성실납부자도 적립하는 제도 개선해야”
금융당국, 오는 9월 관련 사례집 발간 “개선엔 신중”

저축은행업계가 아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가운데, 대손충당금 등 자산건전성 지표에 대한 감독 및 분류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제가 금융당국과 업계 간에 논의되고 있다. 성실하게 이자를 납부하는 정상적인 차주들까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 불공정하다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업계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주장대로 現대손충당금 적립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관련 방식 개선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요구에 대해 금융당국은 “오는 9월 저축은행 대손충당금 분류기준 사례집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대한 책임을 금감원도 일정부분 감당한 가운데 ‘재제우선’의 기조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충당금 적립방식이 과도하다는 저축은행들의 볼멘소리는 지속되는 상황이다.

◇ FY12/3분기 저축은행 6곳,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불합리”

최근 발표된 FY12 3분기 공시를 보면 15개 공시저축은행 중 6곳의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났다. 절반에 육박하는 저축은행들이 부동산시장 침체 등 국내경기 회복부진에 기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증가한 것.

공시에 따르면 대손충당금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FY2012 3분기 대손충당금은 3643억원으로 FY2011(1939억원) 보다 87.88%(1704억원) 급증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뿐 아니라 HK(2043억원)·해솔(1130억원)·한울(397억원)·동부(292억원)·대백저축은행(75억원) 등도 대손충당금이 늘어났다. 특히 동부저축은행은 FY11(179억원) 보다 63.69% 대손충당금이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손충당금의 증가가 불합리한 적립 기준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정상적으로 이자를 납부하는 차주도 신용등급에 따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현 기준은 저축은행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2가지다. 요주의여신자산 분류기준 중 ‘금융기관 차입금이 연간 매출액을 초과하는 경우’, ‘3개월 이상 조업이 중단된 경우’ 등이 그 것.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에게 서민금융 확대를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 기준으로는 연체 없이 이자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차주들도 요주의 및 고정여신으로 분류, 금융사에게는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납부와 상관없이 차주들의 신용등급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현 기준은 차주들에게도 불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대출만기 연장 거부 등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업계 관계자는 “서민금융사에 대한 건전성 관리강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경기 및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는 서민계층과 거래가 잦은 금융사 특성에 맞도록 관련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담보가 충분하고 연체 없이 이자를 납입 중인 차주에 대해서는 정상여신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분류기준으로 볼 때 성실하게 이자 납입을 하는 차주도 정상여신 이하로 분류, 결국 차주에게 만기연장 거절 등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들에게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라고 지침한 만큼, 관련 기준 완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형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에게 과도한 현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은 원칙과 원론에 기인한 기준”이라며 “취지는 동감하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금융당국, “업계 주장 공감하지만 부실사태 트라우마 커”

금융당국에서도 현 적립기준이 현실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원흉으로 지적된 금융당국은 현재 ‘향후 책잡힐 수 있는 일을 방지하자’는 기조에 돌입, 섣불리 기준 개선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대손충당금 적립기조 개선을 요구하는 저축은행들에게 금융당국은 오는 9월 ‘적립기준 사례집’을 발간하겠다는 답변만을 보낸 상황이다. 기준을 개선하겠다는 응답은 없다. 이는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제재 중심의 감독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저축은행 사태를 기점으로 금융당국의 검사·제재 건수는 급격히 늘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에 따르면 금감원 측은 “저축은행 부실 트라우마로 인해 단순 실수마저 상부에 보고, 향후 지적사항을 방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 같은 기조에 대해서 서로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은 부실을 사전에 방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저축은행들은 불합리한 적립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는 상황이다. 물론 이는 저축은행들의 경영지표 및 환경이 개선되면 손쉽게 풀릴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이지 못한 현 대손충당금 적립기조는 먹거리가 없는 저축은행들의 큰 부담”이라며 “이는 저축은행의 경영환경이 개선된다면 손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보이고 있는 원리·원칙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은 저축은행 부실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부실사태가 완벽히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금융당국 측에서도 관련 ‘교통정리’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FY12/3분기 저축은행 6곳 대손충당금 현황 〉
                                            (단위 : 억원)
(자료 : 각 사)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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