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축은행업계는 금융업권의 화두로 재부상했다. 부실사태 정리 이후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업계 움직임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상한제 도입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일본계 금융자본 유입, 펀드·신탁 상품 판매 허용 논의 등 최근 다각적인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의의 가장 큰 요지는 저축은행의 먹거리 보존과 서민금융 확대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2%대 진입이 코앞인 상태다. 신규대출영업이 힘들어서다. 이뿐 아니라 금융당국은 30%대 중반인 높은 가계신용대출금리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다. 대부업계와 유사한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업계의 이미지 회복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저축은행들이 먹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인 가운데 친애저축은행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 당국, 저축은행 대출금리 인하 권고…30%대 대출금리 비중 55.3%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에게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신용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한 이후 많은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내렸거나 인하를 고심하고 있다. 아주·공평저축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적용되는 대부업법 개정안에 맞춰 신용대출금리를 최대 9%p 인하했다. 중개수수료 상한제 도입 등에 따른 금융원가 절감 취지에 부합하는 것. 이뿐 아니라 현대스위스·HK·현대저축은행 등 여타 저축은행들도 금리 인하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국이 저축은행들의 금리인하를 당부하고 있는 것은 현재 저축은행들이 35%대에 육박하는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0% 미만 및 20%대의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전체 대출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가계대출 잔액은 9조317억원이다. 2012년 12월말(8조8512억원) 대비 1805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는 꾸준히 9조원대의 가계대출 잔액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 일반대출금리도 꾸준히 15%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 ECOS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 일반대출금리는 전월(15.28%)대비 0.5%p 내려간 14.78%다. 일반대출금리는 작년 12월에 13.73%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들어 다시 15%대로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작년 금리수준별 신용대출 비중을 보면 30%대 대출금리 비중이 전체 대출의 55.3%를 차지, 절반 이상의 고객들이 30%대의 고금리로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28.9%, 20%대 미만은 15.8%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먹거리가 없는 가운데 대부업법 개정안 등의 여파로 신용대출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많은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HK채권 매입 임박…“대출채권 관리 통한 성장 모색”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및 먹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친애저축은행은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별화된 영업전략의 키워드는 △채권관리 △소비자금융 확대다.
친애저축은행은 작년 12월 실시된 솔로몬저축은행 대출채권 매각입찰에 참여, 지난 1월 3730억원 규모의 소비자대출채권을 매입했다. 당시 채권매각입찰은 총 5개 Pool, 5762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친애저축은행은 입찰에 참여한 4개 Pool 중 3개 Pool 매입에 성공했다.
당시 친애저축은행은 “장기적인 비전인 개인소액·부동산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 확대 차원에서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친애저축은행은 또 다른 채권매입을 마무리한 상태다. 약 2500억원 규모의 HK저축은행 채권 매입이 성사단계에 돌입한 것. 친애저축은행 측은 “HK저축은행의 대출채권 매입은 마무리 단계”라며 “고객 입장에서 대출채권자가 변경되는 것으로 고객들에게 채권 매입을 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들의 먹거리 찾기가 매우 어려운 가운데 대출채권 매입을 통해 외형성장을 실천할 계획”이라며 “이뿐 아니라 매입한 채권들의 효율적인 관리를 도모, 수익성 제고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친애저축은행은 최근 지역 거점 확장 및 이전을 실시하고 있다. 지점 이전 및 확장으로 전국적인 거점을 확보, 채권관리의 효율성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3월 현재 친애저축은행은 10개 지점, 출장소 5개 등 15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우선 지난 2월 본사·본점 영업부를 이전했으며, 잠실지점을 신천역으로 이전한바 있다. 이 외에도 테헤란로지점 → 강남역 이전(지난 3월), 사당동지점 → 이수역 이전(지난 4월), 대전지점 재오픈(지난 4월), 제주지점 확장이전(지난 11일) 등을 실시했다. 이달 말에는 광주·광양·전주 지점 개설 및 확장이전을 앞두고 있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달 말 지점 확대를 앞두고 있는 광주·광양·전주지점은 의미가 있다”며 “현재 경남지역에 기반이 약한 가운데 경남지역과 가까운 광양지점 확대를 통해 이 지역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전국적인 지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채권관리 효율화를 위해 향후 전국적인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관련 전문인력 확보에도 나선다. 지난 3월 기준 친애저축은행의 임직원 수는 430명이다. 올해 하반기 인원 충원을 통해 600명까지 늘릴 방침인 것.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채권 관리 인력 및 소비자금융부서 인원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채권관리 및 소비자금융은 해당 인력의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로 인력 확충뿐 아니라 관련 교육 또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금융 확대…소액대출 전분기대비 2배↑
소비자금융 역시 확대할 계획이다. 윤병묵 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개인소액대출을 통한 서민금융 활성화를 회사 슬로건으로 선정했다. 윤 대표는 “친애저축은행은 과거 일수대출 등 소비자금융에 정통화된 저축은행”이라며 “20%대 소액 및 부동산담보대출을 성장 동력으로 내실경영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윤 대표의 의지에 따라 친애저축은행은 개인소액대출 최고금리를 29.2%로 낮췄다. 이는 여타 저축은행 대비 약 10%p 낮다.
소액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3월말 기준 친애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532억원으로 전분기(2012년 12월말, 22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총 대출(512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2월 7.71%에서 10.37%로 증가했다. 연체율 또한 하락했다. 3월말 현재 소액신용대출 연채액은 137억원으로 연체율은 25.69%를 기록했다. 전분기(66억원) 대비 연체액이 2배 늘어났지만, 연체율은 30.17%보다 4.48%p 내려갔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소비자금융은 윤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를 실시했던 분야”라며 “확대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여타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30%대 후반)을 20%대 후반 금리로 전환시켜주는 전환대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뿐 아니라 다이렉트 영업 확대에도 역량을 집중, 저축은행업계내에서 확고한 소비자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소액신용대출 취급현황,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율 〉
(자료 : 한국은행)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