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증시 급락으로 엔화약세 브레이크, 코스피 수출경기회복 조짐
“일본증시의 급락이 코스피 저평가를 해소하는 기회가 될까?” 일본증시의 급락이 위기 혹은 기회가 될지 시장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로 셈법을 튕기고 있다.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패닉수준의 폭락이 연출되며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시장에 악영향을 줄지,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엔화약세가 제동이 걸리며 재평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본증시의 조정은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추세를 뒤집는 패닉수준이다. 우리나라 코스피200격인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지난 23일 전일 대비 무려 7.32%나 폭락했다. 하락폭이 7% 넘은 적은 지난 200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다음날 약 0.89% 반등했으나 고가와 저가 차이가 약 1026p로 극심한 변동성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관심사는 이번 일본의 대폭락이 우리증시에 약 혹은 독으로 작용할지다. 먼저 시장은 일본과 동반하락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일본증시가 급등락할 때마다 코스피도 영향을 받으며 일본쇼크에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의 영향력을 딛고 차별화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 근거로 상반기 코스피를 짓눌렀던 악재인 엔화약세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증시가 급락하며 엔달러환율도 제동이 걸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103.16엔에서 101.44엔으로 떨어졌다.
이번 증시폭락으로 호된 경험을 톡톡히 치렀던 일본도 과거처럼 엔저 쪽에 드라이브를 걸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현재 일본 민간금융기관이 10년 장기국채를 약 60% 보유한 상황. 급격한 엔저가 장기국채금리의 급등으로 이어지며 대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일본중앙은행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긴급자금지원에 나서자 일본 금융시장 유동성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시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엔저현상이 일본 민간금융기관의 부실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엔저속도조절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화약세가 해소될 경우 증시의 재평가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 우리 증시 디커플링의 가장 큰 원인인 2차 엔저 우려가 완화된다면, 미국경제의 회복과 더불어 외국인투자자가 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을 재개할 것”이라며 “하반기 2차 엔저로 인한 수출경기 침체 우려에서 벗어나 우리 증시의 디커플링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일본펀드, ELS 후폭풍 제한
자산시장의 경우 펀드는 선방했으며 ELS는 영향이 거의 없는 편이다. 먼저 펀드의 경우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펀드 펑균수익률은 1주일만 놓고 보면 20여개 일본 ETF, 주식형펀드는 일본증시의 급락일 전후로 +0.81%에서 -3.04%(환노출형 기준)로 돌아섰다. 하지만 상반기 니케이지수는 약 1만1000P에서 1만5000P로 랠리를 펼쳤던 만큼 연초 수익률은 +23.65%대로 성적이 양호하다. ELS도 이번 쇼크에 영향은 거의 없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해외지수형 가운데 니케이225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원웨이형은 아예 없고, 코스피200이나 홍콩 항생지수를 조합한 투웨이형도 발행액은 260억원에 불과하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최근 2~3개월동안 랠리를 펼친 뒤 최고점에서 조정을 받는 상황”이라며 “1만선이 깨어지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서 녹인(Knock-In)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단기간에 워낙 급등해 3~6개월 이전 가입자는 이미 조기상환됐다”며 “일본증시가 올라서 최근 니케이지수 ELS에 관심을 가졌을 뿐 지난 상반기 설정액도 많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