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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개인형퇴직연금) 해지율 70% 넘어, 도입취지 무색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5-08 21:57 최종수정 : 2013-05-19 22:41

개정 근퇴법 시행 후 폭증, 일시금 선호현상 뚜렷
중도인출 조건 강화하지 않는 이상 ‘성장 제한적일 것’

IRP(개인형퇴직연금) 해지율 70% 넘어, 도입취지 무색
지난해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 개정에 따라 퇴직연금시장의 총아로 떠올랐던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다. 가입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일시금으로 인출하면서 있으나마나한 상품이 된 것. 중도해지 제한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IRP의 시장성을 되살리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에 따르면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해지율은 지난해 1∼7월까지는 48%였지만 개정 근퇴법이 시행된 8∼12월에는 74%로 급증했다. IRP 시행에 따라 퇴직금이 자동이전이 됐지만 가입자 10명 중 7명이 일시금으로 다시 인출한 것이다. 이는 IRP의 중도해지 허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아직 국내에선 퇴직일시금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근퇴법 개정이후 해지율이 2배 가까이 폭증했다”며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조기소진 되는 것을 막고자 시행된 IRP 도입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중도해지를 허용한 규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향후에도 70∼80%의 해지율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 IRP 활성화는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12년 기준 IRP 적립금은 5조원으로 2009년 6000억원에서 4년 만에 8배 이상 늘었다. 직전 3개년도 퇴직연금시장 성장률이 매해 20~30%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높은 성장세다. 특히 개정 근퇴법이 실시되던 7월 4조3900억원에서 5개월 만에 6000억원 정도 늘었다.

보험업계의 IRP 시장점유율은 생명보험사가 13.2%(7000억원), 손해보험사가 3.4%(2000억원)로 총 17% 정도다. 전년에 각각 13.8%(5000억원), 4.2%(3000억원)였던 것에 비하면 액수는 늘어도 점유율에서 소폭 하락한 것. 같은 기간 은행권은 48.6%에서 49.8%로, 증권사는 18%에서 18.6%로 증가한 것을 보면 보험권의 IRP 경쟁력이 타업권 대비 떨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개정 근퇴법 시행 전 IRP가 퇴직연금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기대 받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졌다. 작년 7월 근퇴법 개정으로 등장한 IRP는 퇴직금을 일시에 받아 조기소진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존의 IRA(계인퇴직계좌)를 보완한 제도다. 가입대상을 확대시키고 이직 및 퇴직시 나오는 퇴직금을 의무적으로 가입자가 금융기관에 설정한 IRP계좌로 이전해 안정성을 강화한 것.

추가납입도 연 1200만원 한도로 가능하며 가입자가 자산운용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무엇보다 자동계좌이전으로 퇴직금을 일시에 받을 때 발생하는 퇴직소득세가 이연되고 퇴직금 운용기간 동안 발생되는 이자소득세도 없어 중장기적인 세제혜택을 받는다. 이직이 잦은 업종이나 퇴직연금 가입이 불가한 자영업자들에게 유용한 상품이다.

IRP가 퇴직연금시장의 총아로 꼽혔던 또 다른 이유는 가입자가 운용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퇴직연금사업자가 소위 ‘계열사 몰아주기’로 선정됨에 따라 대기업계열에 속하지 않는 금융사들로선 가입자들이 개별적으로 운용사업자를 선정하는 IRP에 대해 기대감이 컸던 부분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중도인출 조건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지 않는 이상 IRP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IRP 해지율이 70%에 달함에 따라 일시금 소진을 막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제도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도인출 조건을 크게 강화하도록 법규를 다시 개정한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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