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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 패권국 獨, “직불카드의 나라”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3-04-03 20:18 최종수정 : 2013-04-04 15:46

독일 카드시장을 가다 (上) 신용카드 사용 없는 나라, 현금결제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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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 패권국 獨, “직불카드의 나라”
부채 기피 커, “현금·직불카드 거래 선호해”

경쟁체제 변화 중, “고객 확보위해 카드 활용”국내에서 가계부채는 가장 시급한 문제다.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의 중심은 최근 신용대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및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 또한 어려워져 신용카드 등을 활용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은 사채시장까지 내몰리면서 필요자금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국가가 있다. 유럽의 경제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유럽발 재정위기는 유로존 해체까지 운운할 정도로 유럽의 경제위기는 심각했다. 독일과 함께 유럽의 경제를 이끌던 프랑스마저 무너질 정도로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는 컸다. 이 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는 흔들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효과적으로 유럽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평가에는 국내와 달리 현금과 직불카드 위주의 소비패턴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 현금 및 직불카드 사용 70% 이상… 저축은행 위상 높아

가계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독일의 힘은 국민성이다. 독일 국민들은 1·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부채에 대해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국민들의 소비패턴을 보면 현금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11년 기준 독일 소비패턴 비중을 살펴보면 53.1%가 현금거래다. 이어 지로(Giro)카드 20.9%, EC카드 7.4%, 신용카드 7.4%, 마에스트로카드가 0.3% 등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로·EC카드가 국내의 직불 및 체크카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감안할 때 독일 국민들은 신용거래를 선호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후불로 결제되는 신용카드는 결국 부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여신협회 관계자는 “독일의 지불결제시장을 보면 현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부채를 꺼려하는 독일의 국민성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독일 연방은행 측도 “독일 국민들은 자기 계좌에 사용금액이 일별로 정리되는 투명한 거래를 선호한다”며 “카드 사용 이후 한 달 뒤 정산되는 신용카드에 대한 이용을 꺼려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독일에서 현금 및 직불카드 사용이 높은 것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은행 중심의 금융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독일에서는 국내와 달리 전업 카드사라는 개념이 없다. 물론 VISA와 마스터카드가 있지만 이들은 네트워망 제공자 역할을 중점으로 수행하고 있다. 카드 발급 역시 도이치방크 및 저축은행 등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중 저축은행들은 독일 카드 시장에서 가장 많은 발급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메인 사업분야가 리테일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462개의 저축은행이 있다. 이들은 지방은행이자 독립은행이며, 커머셜뱅크를 추구한다. 지자체의 지원도 많다. 한마디로 국내 저축은행들이 표방하는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업 범위는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지역사업과 독일 및 유럽 전체 사업이 그 것. 지역사업의 경우 저축은행들이 직접 관리하는 반면, 독일 및 유럽사업은 독일 여신협회에서 관리·감독한다.

사업별 비중을 보면 일반계좌 55%, 기업계좌 44%, 신용카드 29%, 직불카드 46%다. 카드종류별로 보면 전체 직불카드 발급량 9700만장 중 4500만장이 저축은행이 관리하는 직불카드다. 신용카드 역시 전체 발급량(3000만장) 중 880만장을 관리한다. 독일 여신협회 관계자는 “직불카드는 독일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신용카드는 전통적으로 해외 여행을 가거나 해외 결제에 많이 이용된다”며 “저축은행들은 카드 발급의 주요 업권”이라고 설명했다.

◇ 유럽내 독특한 직불카드 중심시장…獨금융사, 고객 접점으로 카드 선택

유럽에서도 독일의 카드시장은 독특하다. 여타 유럽국가들이 직불카드보다 신용카드 사용이 많지만 독일은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인들은 이를 ‘유럽발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끄떡없는 이유’라며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에서도 최근 카드이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직불카드의 성장세 대비 신용카드는 절반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카드이용실적은 지난 7년간 1000억 유로 이상 증가했다. 2005년 1500억유로를 기록했던 이용실적은 2011년 2670억유로까지 규모가 커졌다. 연도별로는 2006년 1690억유로, 2007년 1870억유로, 2008년 2060억유로, 2009년 2130억유로, 2010년에 2400억유로다.

이용금액 증가세도 연 평균 10.04%다. 매년 10% 이상 카드소비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신용카드 이용액 또한 연 평균 5%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직불카드 중심의 독일 시장에서 신용카드는 ‘초라한’ 것이 사실이다.

도이치방크 관계자는 “북유럽 국가들보다 독일은 신용카드 사용이 적다”며 “최근 독일에서도 ‘현금 → 카드’로 소비수단이 변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현금 사용비중이 높지만 향후 카드 사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일 금융사들은 고객 확보의 수단으로 카드를 선택, 카드 이용의 편리 및 효율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2001년 유로화 통합이후 유럽카드시장이 경쟁체제로 변화되고 있어서다. 현금과 직불카드가 소비패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의 현 상황은 유럽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한 몫 했다. 즉, 독일의 현 소비패턴은 경쟁체제로 변화된 유럽 지불결제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Jan Lisaus 도이치방크 디렉터는 “독일인들은 자산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후불 결제 시스템인 신용카드는 자산 관리시 투명성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잘 이용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지불결제시장이 SEPA(하나의 시스템으로 입·출금 및 지불결제까지 가능한 제도) 등 여러 가지 규제로 인해 경쟁체제로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금융사들도 이 같은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고객 확보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으며, 독일 금융사들은 현재 카드를 고객 모집활동의 수단으로 활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금융사들이 고객 모집활동의 접점으로 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독일에서 신용카드는 일시불과 리볼빙으로 구분된다. 국내 신용카드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인 할부와 일시납을 구분시킨 개념과 유사하다. 일시불은 일시납 개념이고, 리볼빙은 할부 개념인 셈. 도이치방크는 카드를 고객 모집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리볼빙보다는 일시납 신용카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an Lisaus 디렉터는 “일시불 신용카드 확대 이유는 여러 가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부수적인 사업의 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수익성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내에서 리볼빙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고객이 은행과 협의하면 직불카드에 신용공여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등 대체수단이 많다”고 덧붙였다.

프랑크푸르트 =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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