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지표를 보임에 따라 가교저축은행들은 지난달 10%대 소액신용상품을 출시하면 영업력 제고까지 나서고 있다. 이 상품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범 판매를 실시한 후, 판매 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뿐 아니라 영업점 통폐합 등 효율화, 경영진 인센티브제도 도입 등 경쟁력 강화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 가교저축은행은 원칙적으로 경영능력과 자본력이 풍부한 제3자에게 신속하게 매각되는 것이 기본원칙이지만,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아 기업가치 제고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교저축은행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여타 민간저축은행들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거액여신 중심의 영업으로 인해 촉발된 부실사태로 수익성이 하락했고, 저금리 기조까지 겹쳐 금리 역마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교저축은행은 지난달부터 10%대 서민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확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반대로 여타 저축은행들은 시장 환경을 지켜보면서 소비자금융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 가교저축은행 예대율 최대 48.8%p 상향…가시적 성과달성
예보는 18일 가교저축은행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효율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교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 정리시 즉각적인 제3자 매각이 곤란할 경우, 관련 자산·부채를 계약이전 받아 정상영업을 영위하는 한시적 저축은행이다. 이와 같은 부실저축은행 정리는 금융소비자의 불편과 예보의 기금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한 차원이다.
현재 예보는 총 6개의 가교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예쓰·예나래·예솔·예한솔·예성저축은행 등 기존 5개의 가교저축은행과 18일부터 영업을 개시한 예주저축은행이 있다. 예보에 따르면, 이들 6개 저축은행 중 예쓰·예나래·예솔저축은행의 예대율은 설립 이후 크게 상향됐다. 특히 예스의 경우 2009년 6월(23.0%) 대비 48.8%p가 올라간 71.8%를 기록했다. 예나래·예솔저축은행 역시 각각 64.0%, 54.2%를 나타내 설립 당시보다 최소 20%p 이상 올라갔다.
3곳의 가교저축은행의 예대율이 상승한 것은 예금을 축소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를 단계적으로 낮춰 저수익 예치금 규모를 축소했다. 변순화 예쓰저축은행팀장은 “가교저축은행 특성상 부실저축은행의 계약을 이전할 때 예금을 많이 가져온다”며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이 어려운 만큼 예금금리를 단계적으로 낮춰 예대율을 상승시키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10월 3.45%였던 금리를 인하해 현재 예쓰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3.1%다”며 “이뿐 아니라 저금리 대출전환 등 우량 대출도 조금씩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당기손익도 개선되고 있다. 예나래저축은행의 경우 FY11(2011년 7월~2012년 6월) 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전년(△41억원) 대비 50억원 순익이 늘어 흑자전환했다. 예쓰·예솔저축은행도 손실규모가 축소됐다. 예보 측은 여수신구조 개선뿐 아니라 전문경영인 영입, 부실여신 회수 극대화 및 추가부실 방지, 경비절감 등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매물과다로 인한 수요 부족 및 인수매력 저하 등으로 매각이 성사되기에는 상당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열악한 영업환경으로 인한 한계 등 안정적인 경영성과 달성에 다소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따.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서민금융 상품개발 등을 통한 영업 활성화 등 적극적인 경영효율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며 “향후 가교저축은행의 경영효율화 추진을 적극 지원·감독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해 성공적인 매각이 이뤄지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M&A 어려운 현실 인식, “10%대 서민대출상품 출시 등 영업 본격화”
가교저축은행들의 현황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예보는 지난달 25일부터 10%대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서민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고 가교저축은행의 여신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출시된 상품은 2가지다.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구분 기준이다. 신용평가는 저축은행중앙회의 CSS와 한신정의 Sub-Prime(하위등급의 변별력 제고를 위해 대부업 대출정보 등을 참조해 저신용자 신용상태를 정밀 측정한 등급시스템) 등급을 병용한다. 대출금리는 10~19%며, 대출금액은 근로자 1000만원, 자영업자 2000만원 한도다. 대출기간은 최대 5년까지 가능하고, 상환방법은 원리금균등 상환방식이다. ‘가교 근로자 소액신용대출(가칭)’은 이미 지난달 25일에 출시됐고, ‘가교 자영업자 소액신용대출(가칭)’은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예보 측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범적 상품판매를 실시한 후 시장의 반응, 판매 성과 등을 보아 판매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며 “가교저축은행 소재 지역특성에 맞는 특화상품과 신규 우량 여신 거래처를 확대하고, 일반은행과의 연계대출 영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상품의 특징은 10%대의 금리와 신용등급 1~9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보 측은 가교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예금한도를 줄였다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 여타 저축은행보다 최대 10%p 이상 대출금리를 낮췄다. 이중 근로자(직장인) 소액신용대출상품은 대출대상의 범위를 9등급까지 확대해 제도권 밖에서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저신용자들까지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예보 관계자는 “무보증·담보 취급, 금리 대환(대부업 고금리대출 → 중금리대출로 대환) 등을 실시해 채무자의 부담을 더는 상품이 될 것”이라며 “신용등급뿐 아니라 대출가능연령도 만 20세~55세로 폭 넓어 소득과 관계없이 직업을 가진분 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준닫기

◇ 여타 저축은행들, “소비자금융 확대하지만, 영업력 확대는 아직 어려워”
가교저축은행들이 본격적인 영업력 제고에 나선 반면 여타 저축은행들은 경영정상화 과정 중에 있다. 아직까지 영업력 확대에 나서기에는 시기상조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소비자금융 확대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지만 저축은행업계의 경영 및 시장환경이 어려워 금리인하는 신중한 입장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반기내 업계 전체적인 금리인하가 한번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완벽하게 끝났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가교저축은행들처럼 적극적인 영업력 확대에 나서기에는 힘이 부치는 것이 많다”며 “소비자금융의 경우 에이전트들의 비중을 감소시키고 다이렉트 영업 비중을 늘려 내부적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5개 가교저축은행 주요현황, 가교저축은행 출시 10%대 대출상품 개요 〉
(자료 : 예금보험공사)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