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월~9월) 손해보험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손실은 636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773만달러의 이익을 냈던 것에 비하면 1409만달러가 감소한 수치로 적자폭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태국홍수, 뉴질랜드지진과 관련한 보험금 지급이 2012년도에도 지속되면서 코리안리 싱가폴지점의 보험영업손실이 크게 발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코리안리 싱가폴지점을 제외한다고 해도 당기순이익은 8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100만달러)과 비교해 260만달러(23.7%)가 줄었다. 손보사들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삼성화재 싱가폴법인의 신규 영업 개시와 일부 회사의 증자에 따라 16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말 보다 4억2200만달러(34.6%) 증가했으며, 이중 보험료 수입 증가는 7900만달러다.
부채는 보험매출 증대에 따라 책임준비금을 늘리면서 전년 동기말(7억3000만달러) 보다 44.9% 증가한 10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가자본은 5억8200만달러로 1억5500만달러의 자본증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누적손실 탓에 9400만달러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손보사의 수입보험료 중 해외점포 비중이 1.6%로 여전히 낮다”며, “손보사의 해외투자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는 한편, 과감한 M&A 추진 등 현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을 통해 현지 경쟁력을 확보토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을 연이어 독려하는 등 감독당국에서도 보험사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그에 맞는 제반여건 마련이나 지원책이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뒤늦게야 금감원에서 지난 8월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서비스 강화 방안을 내놨으나 현지 DB구축 등 매우 기초적인 사항들로, 바꿔 말하면 보험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제반여건 지원마저 이루어지지 않아, 이전의 지원이 유명무실 했다는 것의 반증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보험사들은 국내시장의 포화로 인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개발국들의 경우 보험산업을 영위하기 위한 기초적인 DB마련이 되어 있지 않아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통계인데 일부 나라에서는 인구 통계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현지화 정착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국가별로 법이나 제도가 다를 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제한이나 제제조치들이 있어 현지화 침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법이나 제도 등이 국내와 다르다 보니 부딪히는 장벽이 많다”며, “현지 감독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아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독당국에서 해외 감독당국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세부적으로 지원이나 협조를 받은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당국에서는 ‘나가라’ 말만할 뿐 지원책 마련은 뒷전이라는 이야기다. 보험업계 역시 국내 보험산업이 세계 8위 규모로 성장한데 반해 글로벌 보험사가 전무하다는 것을 답답한 현실로 풀이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저금리·저성장’시대에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손보사별 해외점포 손익현황 〉
(단위 : 천달러)
(자료 : 금융감독원)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