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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외국계·그룹·시은 곳곳 명암교차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1-07 22:19

SC 급추락-씨티 유지 / 광주 큰개선-경남 ‘아뿔싸’
고성장 전략, 기은은 선방-악화 부산 선두 멀어져
여신증가 비슷 국민-신한 부실 날씨 흐림-비 판이

부실채권, 외국계·그룹·시은 곳곳 명암교차
은행권이 3분기 동안 전반적으로 부실 정리에 미온적으로 일관한 가운데 건전성 지표와 자산성장 방향이 서로 달리 혼재되면서 라이벌 군 사이에서 명암이 교차하는 기현상이 나타나 주목된다.

시중은행 중에는 외국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 건전성 지표가 가장 크게 곤두박질 쳤고 국내 은행 전체로는 전북은행이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여신을 늘려 내는데 적극적이었던 대형 은행 사이에서 건전성 지표 움직임은 서로 다른 모습을 나타내면서 앞으로 위험관리 뿐 아니라 4분기 중 수익성 지표에도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분석은 금융감독원이 7일 낸 ‘9월 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 등의 통계에서 가능했다.

◇ SC은행 ‘아~ 옛날이여’ 씨티는 고육 횡보

시중은행으로 보나 외국계 투톱 사이를 비교하나 SC은행의 굴욕이 두드러진다. SC은행 부실채권비율은 1.59%로 지난해 말보다 0.54%포인트나 치솟았다. 한국씨티은행이 은행 평균 증가 폭 0.20%포인트로 중간성적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두 은행 모두 총여신이 줄어든 것으로 볼 때 부실정리에 대거 나선 것으로 짐작되는 가운데 여신 감소 규모가 3조 4000억원으로 8.06%나 줄인 SC은행이 2조 1000억원, 6.31%밖에 줄이지 않은 씨티은행보다 건전성지표마저 뒤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SC은행으로선 예전 건전성 지표 리딩뱅크였던 추억이 무색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1.04%의 부실채권비율로 하나은행과 시중은행 선두 자리를 다퉜을 때도 좋았다. 한 해 전 2010년 말엔 1.01%로 독보적 1위였던 것이 이제는 은행권 평균보다 나빠지는 큰 변화가 나왔다.

씨티은행은 그래도 은행 평균보다 우량한 지표 대열에 머무르는 선방에 성공했다. 은행 군 가운데 지방은행 주자들의 부실채권 움직임이 단연 화제다.

전북은행은 올 들어 총여신을 약 6000억원 늘리는 사이 부실채권이 약 1000억원 늘어나는 바람에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말 0.96%로 독보적 1위에서 무려 1.17%포인트 늘어난 2.13%로 급전직하 했다.

◇ 전북의 굴욕 점점 밀리는 부산 반전 나설까

이 은행 분기 이익창출 규모를 미뤄 봤을 때 2% 벽을 다시 뚫고 은행권 평균 이하로 돌아가는 일은 지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우리금융 자회사란 점에서 동질감을 지닌 광주 경남 은행의 상반된 모습도 나타났다.

광주은행은 총여신 증가율이 7.44%(약 9000억원)로 높았으면서도 부실채권 비율은 0.24%포인트 떨어뜨린 1.24%를 찍었다. 올 들어 부실채권비율을 떨어뜨리며 개선 시킨 곳은 수협은행과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세 곳 뿐이다. 다른 두 은행이 특수은행인 반면 광주은행은 일반은행의 마지막 자존심도 세웠다.

반면에 경남은행은 총여신이 2조 3000억원 늘어나는 사이 부실채권이 약 2000억원 늘어나는 바람에 부실채권비율이 0.48%포인트 늘어난 1.64%로 올라섰다. 2010년과 지난해 건전성지표가 가장 우량한 편인 지방은행 중에서도 우량했던 은행에서 전체 은행 평균치보다 나빠진 은행 군으로 옮겨 갔다. 또한 여신 증가 폭이 2조 5000억원으로 컸던 부산은행 역시 부실채권 비율이 0.39%포인트 오르면서 대구은행과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고 광주은행이 급부상하면서 지방은행 중위권 수준으로 밀려났다.

◇ 여신 증가 4개 대형은행 건전성지표 양갈래

대형은행 중에선 총여신 증가 폭이 컸던 은행 가운데 3개 은행은 건전성지표 관리가 나쁘지 않았던 반면 나머지 한 곳은 하위권으로 다시 밀려나는 모습을 연출해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이채로운 곳은 외환은행. 3조 4000억원 정도의 여신 증가 속에서 부실채권은 약 1000억원 늘어나는 선에서 돌려 세운 덕에 부실채권 비율이 0.07%포인트 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적은 변화를 낸 덕분에 시중은행 중 건전성 2위 전체 은행권에선 3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여신증가 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듯 기업은행은 7조 5000억원을 늘리면서 부실채권은 3000억원 늘어나는 선에서 막았다. 부실채권 비율이 0.13%포인트 늘어나 1.61%를 나타내 은행 평균보다 나쁘지만 올해로 한정해서 보면 성장과 위험관리 균형을 찾으려 노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도 2조 6000억원에 이르는 여신 증가 속에 부실여신은 3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막아서 부실채권 비율이 1.27%에 머무는 선방을 펼쳤으나 부실 지표 자체로는 더 나은 은행들이 늘어나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2010년 선두권을 넘보는 등 전통적 강자로서 체면이 살짝 구겨진 셈.

◇ 특수은행 사이, 2010년 3% 웃돌던 은행 사이에서 날씨 차

수출입은행이 0.05%포인트 줄이며 0.60%라는 경이적인 부실채권비율을 내달린 반면 산업은행은 여신 증가(1조 8000억원)보다 부실증가(8000억원)이 두드러지면서 2.00%의 부실비율로 2% 클럽에 새로 들었다.

기업금융 비중이 압도적이고 시중은행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공급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2010년 3.86%로 우리은행(당시 3.34%)보다 나빴던 수협은행은 올 들어 다시 0.08% 떨어뜨리는 데 성공해 1.99%로 2%클럽에서 탈퇴했다.

우리은행은 적극적인 상각과 매각을 통해 부실여신을 줄이고 손실흡수여력을 늘리는 등 자산클린화에 박차를 거듭했으나 부실채권비율 증가폭이 평균을 넘으며 1.87%로 뒷걸음 걸었다.

전문가들은 부실채권이 많은 은행들의 경우 4분기에 정리에 나서야 할 부담이 그 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수익성 지표를 희생시켜서 건전성을 크게 개선시키는 쪽이 아니면 건전성 현상 유지 또는 소폭 개선을 택하면서 수익성 지표 흐름을 잇는 두 갈래 길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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