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중소사간 행보 달라, 신중 vs 선점
인프라 미흡, 활성화 어렵단 주장 제기
최근 모바일카드 시장은 카드업계의 신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작년부터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급속한 대중화는 모바일카드의 등장을 더욱 앞당겼다. 지난 3∼4년간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전 금융권은 모바일을 결합한 상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모바일카드 시장은 통신사가 대주주로 있는 하나SK카드(SKT), BC카드(KT)가 한 발 앞서나가는 상황이다.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모바일 통신망 및 대량의 고객 DB 등 강점을 앞세워 모바일카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형국이다. 신한·현대·삼성카드 등 대형사들도 모바일시장의 중요성을 인식,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 상태다.
◇ 스마트폰 열풍 속, 모바일카드 발급 100만장 가시화
최근 하나SK카드는 올해 10월 기준 모바일카드 고객 수가 5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모바일카드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하나SK카드의 실적을 토대로 계산할 때 총 발급자 수는 70∼80만장으로 추정된다. 모바일카드 100만장 시대 도래가 멀지 않은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나SK카드의 모바일카드 시장 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하나SK카드의 모바일 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전체 모바일카드 발급 수는 약 80만장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바일카드의 성장을 설명할 때 스마트폰을 빼놓기는 어렵다. 모바일카드는 스마트폰 열풍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하나SK카드 측도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가 모바일카드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작년 하나SK카드의 모바일 실적은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하나SK카드에 따르면, 작년 모바일카드의 매출액은 약 120억원이다. 2010년 10억원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할 때 약 1200% 늘어났다. 모바일카드 고객도 2010년 5만명에서 올 10월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2년만에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작년에 2500만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 이용자라고 볼 수 있다”며 “스마트폰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사의 모바일카드 매출액 및 사용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12배, 5배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올해 하나SK카드의 모바일 실적은 작년의 2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만에 작년 전체 매출인 120억원을 달성했고, 단순계산만 해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올해는 가입자수와 매출이 더욱 증가해 상반기 기준 모바일카드 총 매출은 약 120억원을 기록, 이미 전년 전체실적과 동일한 수준을 달성했다”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작년보다 높은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며 모바일카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제는 모바일카드상품뿐 아니라, 안전결제가 수반되는 모바일카드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중소형사 ‘시장선점 집중’…대형사 ‘신중론’
실적에서 나타나듯이 모바일카드시장 1위인 하나SK카드는 중소형사다. 이를 비춰볼 때 모바일카드 시장은 중소형사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대형사들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카드 시장 도래’라는 명제는 공감하지만 대형·중소형 카드사간 행보는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인 것.
우선, 통신사를 대주주로 놓고 있는 하나SK카드와 BC카드는 모바일카드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최근 현대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되온 모바일카드 결제 가맹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까지 가맹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해소하겠다는 의지인 것.
하나SK카드 관계자는 “그간 업계에서는 모바일 결제 단말기의 보급 부족으로 모바일카드 확산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다”며 “그러나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쇼핑 이용자가 급증, 모바일카드 보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BC카드 또한 모바일카드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강태 BC카드 사장은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모바일카드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이 사장은 “향후 카드시장은 실시간 마케팅이 가능한 모바일카드와 빅데이터(Big Data)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시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과 통신의 융합으로 BC카드의 운영효율을 끌어올리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이에 따라 BC카드는 모바일카드 신규고객 대상 이벤트 실시 등 관련 마케팅을 진행 중이며, ‘Speed 안전결제 서비스’ 시행 등 인프라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반대로 대형사들은 모바일카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중소형사들이 상품 및 인프라에 집중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반면, 결제편의성 향상을 앞세우고 있는 것.
신한카드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모바일카드 단일상품보다 포인트 적립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전자지갑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플라스틱 카드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모바일카드를 선호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도 “모바일카드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카드사 및 업권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에서 나타났듯이 시장변화가 불가피하기에 모든 카드사들이 모바일시장에 대해서 연구·준비 중이다”며 “단독상품이 주를 이룰지, 연합 인프라가 주를 이룰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모바일카드 부상 불구, “아직 갈 길 멀어”
한편 모바일카드가 카드업계의 ‘미래’는 맞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갈길이 멀다는 점 역시 지적된다. 체크카드가 카드시장의 점유율 10%를 차지하는데 12년이 걸렸다는 점을 비교할 때 체크카드보다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모바일카드의 확대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는 의견이다.
특히 플라스틱카드와 비교할 때 차이점이 없는 서비스 경쟁력은 모바일카드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다. 혜택은 플라스틱카드와 동일하지만 카드사가 부담하는 사업비용은 추가로 발생되기 때문이다.
김정수 신한카드 모바일사업팀 부장은 “소득공제의 경우 모바일카드와 플라스틱카드는 별 차이가 없어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카드사의 경우 통신사 등 수수료 지불기관이 늘어나 추가비용이 든다”며 아직은 모바일카드의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하나카드 - NFC기술 기반 모바일 카드
▲ 신한카드 - 모바일 결제 특화상품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