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에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늘렸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유동화 하거나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대출채권을 주택저당채권(MBS)로 유동화해주면서 자산유동화 증권(ABS)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난기류가 형성됐다.
오피스·아파트 값이 계속 떨어지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만연한 가운데 유동화 물량은 늘고 있어 부실증가 우려와 금융시스템 시장 리스크 증대 복합화 가능성이 급진전되고 있다.
◇ 임대시장 부진 탓에 오피스 매매가 1분기 이어 2분기 연속 위축
지난해 연간 23%나 상승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던 오피스 매매가격이 올 들어 하락세로 반전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1일 올 2분기 오피스 매매가격지수(HNS-OPI)가 지난 1분기(291.1)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289.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에 5.6%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6.2% 가량 오피스 값이 떨어졌다. 상반기 거래금액 또한 지난해 2조 1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 줄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 공급 증가에 따른 임대료 상승세 둔화와 거시경제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하락이 오피스 시장의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 6월 아파트 거래량 전년 동월보다 32.9% 줄어 감소세 심화
이어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오피스 투자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오피스 시장이 주택시장과 같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매매시장에 비해 임대시장이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임대시장이 바닥을 다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향후 오피스 매매가격은 일시적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아파트 거래량도 금융위기 재발 우려, 주택시장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부동산시장 리뷰’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 들어 연속 아파트 거래량이 위축되는 모양새를 보이더니 6월 아파트 거래량은 3만 7000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KB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조사 결과 그동안 활기를 띠던 비수도권의 아파트 거래량 감소율이 수도권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비수도권 주택시장마저도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고정금리 장기 주택담보대출 독려에 힘 입어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주택금융공사 대출 취급을 크게 늘리면서 공사의 MBS발행이 늘었다.
◇ 주택금융공사 상품 판매 급증에 부동산PF까지 ABS 봇물
여기다 금융계 전반적으로 부동산PF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어 ABS를 통한 유동화 물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ABS발행총액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14조 7000억원) 대비 무려 34.3% 증가했다.
그중 부동산관련 ABS발행은 7조 3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했으며, 특히 부동산 PF대출(1조 4605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77.5%나 늘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