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동반자로 은행·비은행 알찬 균형성장에 주력”
“인재와 자금 등 모든 게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부·울·경 지역을 기반으로 가장 성공한 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 BS금융인들과 저의 꿈입니다. 글로벌 무대를 떨치는 은행들도 시원(始原)은 지역은행이었던 만큼 나라 안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글로벌화 전략으로 곧바로 이어 갈 작정이에요.”
국내 지방은행계 첫 금융지주사 출범을 이끈 뒤 딱 1년 만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했다가 은행장 직을 내놓았던 이장호 회장.
올 해 들어 금융산업 전반으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움직임과 전략적 요충지를 살피고 모색하며 때로는 고뇌하던 사이 시야가 절로 넓어지고 구상이 날로 치밀해졌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풍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로부터 지원 받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와 인수합병(M&A)도 없이 알차게 성장하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것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뿐 아닌가요? 우리는 정말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온전히 지주 회장으로서 그룹 경영 전반에 걸친 활동에 주력한 뒤 “은행경영에 쏠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다른 자회사 자회사들이 안정적 성장기반을 다지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끌 수 있어 좋았다”고 전한다.
“균형감 없이 서두르지 않을 겁니다. 은행과 비은행자회사 모두 혁신적이고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고 미래성장동력 확충에 역량을 집중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설사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더라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는 BS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세울 겁니다”
◇ ‘위기 때 오히려 강한 경쟁력’ 주춧돌 삼아
성공적인 모델임을 입증하는 일과 글로벌 현지화를 동시구현 하겠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이 회장의 설명을 따라 가면 위기 때 평소보다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BS 경쟁력’이 원동력이라서 그렇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니 지역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치솟고 대형 시중은행들이 보수적 태도로 돌아섰죠. 부산은행은 일체 대출 회수하지 말고 분할 상환으로 돌리는 등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기업들의 어려움을 함께 지자며 임직원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지역 기업인들이 절로 부산은행의 진가를, IMF 외환위기에 이어 또 한 번 체감했고 남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신뢰관계가 넝굴째 번져 나가는 계기가 됐다는 것.
“내부적으로는 지역은행 모델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어요. 또한 고객들의 바램을 더욱 소상히 알게 되다 보니 종합금융서비스 니즈에 화답해야겠다는 판단을 얻었던 겁니다.”
2007년 세운 중장기 로드맵이 탄탄한 추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9년 11월 부은선물을 금융투자회사로 탈각시켰고 2010년 7월 캐피탈업에 뛰어드는 탄력을 살려 지난해 3월 부산은행을 비롯한 4개 자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데 이어 저축은행을 P&A 방식으로 인수하는 등 비은행 사업라인은 더욱 확충했다.
◇ ‘탄탄한 신뢰’ 무한 에너지, 세계로 향한다
모든 경제주체는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쁜 때가 있기 마련이라는 단순한 진리에서 뽑아 올린 경영방침은 날로 굳건해지고 있다.
“단기 이익에 혹하지 않고 고객과의 신뢰를 우선하면서 ‘나눔으로 함께하는 행복한 금융’슬로건이 탄생한 사연”이다.
“실명을 꺼낼 순 없지만 건설업종 모 중견기업이 벼량 끝에 몰렸던 때가 생각납니다. 다른 대형은행들이 해외건설 프로젝트 지급보증 만기연장을 포기했을 때 우리가 살펴보니 일시적 어려움에 불과한 거였죠. 부산은행은 오히려 신규로 참여했고 지금 그 기업은 정상화됐을 뿐 아니라 초우량 반열에 올라 섰습니다.”
미분양이 속출할 때 초저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급한 불을 끌 수 있도록 도운 결과 나중에는 100% 분양을 마친 부동산 프로젝트 사례 역시 지역기반 은행이라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한다.
“부산은행은 벽이 없다, 신뢰를 쉬이 저버리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인식이 두터워지는 과정에서 ‘BS비즈니스’의 장점을 극대화하자는 결심을” 굳혔다는 이 회장.
“사실 좁은 지역을 주무대로 뛰고 있으니 한 번 흉흉한 소문이 입을 타기 시작하면 ‘억수로’ 어려워지니까요. 올해 6월까지 중소기업 여신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늘릴 수 있었던 배경 역시 고객과의 신뢰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장이 엄지를 치켜드는 ‘지역은행계 금융그룹 성공모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 기업들의 두터운 신뢰와 BS금융 인적네트워크와이 긴밀함을 밑거름 삼아 글로벌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역 기업들이 진출한 해외 그 지역에서도 동반자로 함께 하겠다는 것”이 BS비즈니스 글로벌 현지화 전략의 뼈대를 이룬다.
◇ 지역과 고객 모두의 성공 동반자 지향
“중국 칭따오와 그 인근에 진출한 지역기업이 약 800개 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지점설립을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고, 지역기업 진출이 활발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호치민 등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둘도 없는 신뢰관계를 형성한 기업들이 산 설고 물 선 데 먼 곳까지 어렵사리 진출했으면 지역은행과 서로 보완하고 상생을 모색하는 일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이냐?”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반문한다. 나아가 홍콩 또는 싱가폴에 사무소를 두고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에 적극 대응하는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구상 역시 다듬고 있다.
◇ 차세대시스템, 지역 최대최고 연수원 이어 본점 신축까지
“오는 27일이면 기장면에 터 잡은 연수원이 준공합니다. 글로벌 무대에 내놔도 손색 없는 BS금융그룹 인재양성의 요람이요, 지역 기업들도 더불어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터 놓았더니 신청이 쇄도하고 있어요.”
본점 없이 살았던 불편함이 오히려 오는 2014년 문현 국제금융단지에 입주하는 전화위복 사례로 받아들이고,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에 2년 동안 끈기를 발휘했다. 지역의 일이면 다른 금융사가 연수원을 쓴대도 터놓겠다는 BS금융 DNA는 그래서 독특하다.
위기일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DNA를 타고난 BS금융 내부출신 CEO로서 이 회장은 한국사회와 후배들에게 물려줄 게 많은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다짐한다.
“무리하게 성장 시킬 생각 없습니다. 출범 첫해 비은행부문의 흑자 구조를 갖출 수 있었던 것처럼 알찬성장을 중시할 겁니다. 결국 금융은 사람이 자산이자 경쟁력이고 신뢰가 생명이라는 점을 깊이 새기고 나아갈 따름입니다.”
부산= 정희윤·박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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