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캐피탈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합병보다 외환은행의 지분 인수가 급선무”라며 “캐피탈간의 합병은 아직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합병과 관련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간부들 사이에서 내심 하나캐피탈과 비교되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눈치다. 또 다른 외환캐피탈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상황에서 같은 그룹 내에 캐피탈사가 2개면 보통 합친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내년쯤이나 되야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어 그는 “캐피탈을 손자회사로 둘 수가 없어 자회사로 가는 방향으로 갈 것 같은데 앞으로 유예기간이 2년 정도 있는 만큼 어떤 변화가 있을지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2년 내 외환캐피탈의 주식과 하나금융그룹 주식을 맞교환 하는 형태의 스와프를 추진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외환캐피탈은 외환은행 자회사가 아닌 하나금융그룹의 자회사가 되게 된다. 외환캐피탈사 관계자 들은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로의 변경이 우선인 만큼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캐피탈사의 합병도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의 비리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면서 본점이 압수수색 당하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내부가 시끄러운 상황일 뿐 아니라 외환캐피탈의 사정도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작년 외환캐피탈의 부실 규모는 약 3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1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상반기 총자산 순이익율을 -1.17%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외환캐피탈의 회계상황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로는 대내외적으로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외환캐피탈의 주 사업인 기업대출과 선박금융시장이 어두운 상황인 것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외환캐피탈에 리스크관리를 잘 하도록 주문하고 있어 당분간은 외형 확장보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나가면서 현재 적자상황의 위기를 넘기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환캐피탈은 대부업체의 자금조달에도 긍정적인 분위기로 이 부분에서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내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A대부회사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비율은 50대 50정도”라며 “우리회사 같은 경우에는 외환캐피탈에서 약 40억원 정도의 금액을 조달하고 있지만 대부업체 별 금액은 다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대부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외환캐피탈이 리스크관리가 철저해 심사기준이 까다롭고 보수적이지만 한번 물고를 트게 되면 상당히 긍정적인 기업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두 기업의 합병으로 새로운 대형 캐피탈사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두 회사의 인수 상황이 최종적으로 마무리 되고 업계의 바람대로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캐피탈사의 탄생이 가능하게 될지는 시일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