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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우리 국민들 공동재산은 안녕한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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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5-09 21:50 최종수정 : 2012-05-10 16:03

정희윤 은행팀장

[데스크 칼럼] 우리 국민들 공동재산은 안녕한가
잊은 채 지내다가 다시금 떠올렸을 때. 더욱이 새삼 떠올린 것이 참으로 가치 있는 내용일 때. 반갑기 마련이다. 이와 달리 상황 파악은 소상하고 자세하게 했으면서 정작 그에 걸맞은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설득력 약한 처방을 고집하는 경우에 접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행보가 바로 이처럼 반가움과 스트레스를 한 꺼 번에 안겨 주고 있다. 김 위원장의 진단 중에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가치를 들춰 내고 환기시켜 준 측면이 있어 반갑다. 또한 그래서 마련한 후속 조치 계획에 대해선 사회적 충돌을 이미 빚어 내고 말았다.

◇ 국민의 재산이니까,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논리의 진정성

경제 이슈로는 4개 저축은행 추가 영업정지 사태에 밀리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대통령 측근비리 이슈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투표의 부정시비에 눌려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금융그룹의 처리 방법과 절차의 중요성 만큼은 허투루 여겨서는 안된다. 김 위원장이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금융그룹은 국민 모두의 재산이기 때문에 어떻게 파는 게 좋은지 심사숙고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책임과 권한을 모두 지닌 채 추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에) 연내 민영화 착수 및 급진전 방침에 반대하는 사람도 뭐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필이면 국회가 기능을 멈춘 때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자발적으로 논의를 거쳐서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이라고 나선 것이 아니다. 장관이 먼저 앞장 서니까 공자위가 뒤따라 추인하는 모양새를 띠면서까지 서둘러야 하는지 의구심이 자욱하게 깔렸다. 김 위원장은 급기야 진단과 처방의 불일치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9일 그는 우리금융그룹이 국민의 재산이니까 무척 소중하고, 무려 12조원이나 투입됐는데 11년 동안 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결단을 내릴 수 없다는 상황논리를 부쩍 부각하려 애썼다.

특히 “국민의 것은 응당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했고 “공적자금 회수는 법에 정해져 있는 원칙일 뿐 노조의 투쟁대상이 아니다”라고 날선 반응까지 보였다.

◇정부가 현행 실정법에 어긋나는 무리수를 강행할 가능성

그러나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오히려, 김 위원장처럼 명석한 판단력과 정확한 기억력으로 이름난 공직자가 왜 이렇게 허술한 논리를 펴야 하는 상황이 됐을까 더욱 궁금할 따름이다.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시절 공적자금이 투입된 이래 한빛은행 시절 추가 수혈 받은 것을 비롯해 평화, 경남, 광주 등의 은행을 떠 안고 우리종금 부실 등을 정리하느라 정부가 들인 돈은 모두 12조 7663억원이다.

김 위원장 말대로 1998년 첫 투입 후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 혈세를 끌어다 썼던 돈을 전액 회수하지는 못했다. 11년이나 흘렀으니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도리어 11년을 참았던 인내심으로 정말로 제대로 민영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센 반론이 형성된 마당이다. 김 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가 지고지상의 목표여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지만 거꾸로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함께 추구해야할 중요한 가치를 명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박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국내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과 궤를 같이 하는지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지난해 금융연구원 주최 토론회 등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관련 의제가 올랐을 때 전문가들의 의견은 양쪽으로 나누어 평행선을 달렸다. 국내 대형금융그룹끼리 합병하는 것이 바람직하냐 아니냐는 문제는 돌고 돌아 원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금 현재 추진하는 민영화는 이같은 토론이 재현될 여지조차 불투명하다.

입찰 결과에 따라 국내 다른 금융그룹이 인수에 나설지 이름은 알겠는데 성격상 실체 규명이 필요한 투자펀드가 나타날지 아니면 요즘 시쳇말로 ‘듣도 보도 못한 잡것’이 군침을 흘리며 다가올지 알 수 없다. 이르면 8월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밑그림은, 이 때문에 현행 실정법에 어긋날 우려가 크다.

◇ 우리금융의 위상과 가치를 폄하하고 있을 개연성

또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 공적자금을 들이게 한 원죄를 안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은 국민들로부터 진 약 12조 8000에 이르는 빚 가운데 5조 6188억원 밖에 갚지 못했다. 7조 1475억원이나 남았고 이자는 포함하지 않았으니 냉큼 갚아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자는 것이 아니라면 7월 말 입찰 마감, 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내년 초까지 매각 완료 등의 숨가쁜 일정으로 내몰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정상화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우리금융그룹은 국내 첫 금융지주사로 출범했던 기대주다.

부실금융기관끼리 모인 집합소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거듭했고 LG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는 등 비은행 경쟁력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관점을 달리하면 5조 6188억원을 갚고도 현재 기업가치는 정부지분에 대한 주식시장 가격대로 만 쳐줘도 9일 종가 기준으로 5조 8118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나 튀겨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능히 7~8조원을 불러봄 직할 것이다. 물론 우리금융그룹의 참된 몸 값은 이보다 더 높게 셈해야 한다.

◇ 제 값 받기 어려운 구조 짜놓고 인수 부담을 최소화한 까닭은

총자산 1위, 기본자본 기준으로 2위, 연간 이익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선두를 다투는 금융그룹을 공적자금 회수를 유리하게 하겠다는 셈법 하나에 얽매였다. 특히 지분 30%만 인수할 능력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기고 의결권을 편히 행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해 주겠노라고 나선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국내 PEF건 해외 PEF건 차별하지 않고 30% 지분만 인수한 쪽에서 되팔기 위해 우리금융그룹을 어떻게 쪼개고 체질을 바꾸고 공수 전술을 헝클어 뜨리더라도 협조해 주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울러 연내 매각에 자신감을 과시하면서 서두르는 정부의 행보는 우리금융이 제 값을 받는 데 유리할까 불리할까.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부가 국민의 재산 목록 가운데 하나를 굳이 다음 대통령 측의 인수위원회가 본격 가동하기도 전에 팔아치우려고 서두른다면 사는 쪽이 유리할지 파는 쪽이 유리한지 답은 뻔하다. 사회적 합의 없이, 가장 기본적 민주주의 법질서가 거치도록 한 국회와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매각의 대상이 왜 하필 국민 모두의 재산인 토종자본 금융그룹이어야 한단 말인가.

김 위원장이 속 시원하게 대답해 줄 수 있을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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