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시장 활기, 청약에 뭉치돈 몰려
요즘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공모주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는 높은 청약경쟁률에서 잘알 수 있다. 최근 증권사의 IPO청약은 흥행몰이중이다. 최근 진행된 청약경쟁률을 보면 현대증권 주관한 사람인에이치알 1058대 1, 교보증권 주관사인 뉴로스 1255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도 각각 1조2853억원, 8002억원에 달한다. 공모시장이 활기를 띠는 배경은 무엇보다 증시안정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증시부진으로 공모가를 다소 낮춰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동양증권 오경택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측면에서 기존 대비 낮은 가격인 6~7배로 공모가가 낮게 형성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여기에다 증시회복으로 투자심리가 안정되며 IPO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밝은 편이다. 공모주시장은 매년 2분기가 최대성수기다. 12월법인은 사업보고서 작성, 감사보고서 제출, 정기주주총회 등 1분기를 끝낸 뒤 2분기 기업공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계절적 요인으로 2분기(4~6월)부터 IPO가 집중된다는 것이다. IPO추진기업도 1분기보다 훨씬 많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올해 공모주 시장은 약 70~80개 기업이 신규상장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은 5~6조원 수준으로 작년의 74개 종목/ 4.4조원보다 종목, 금액 모두 크다. 대상기업도 대어급부터 이색기업까지 다양하다. 그 대표주자는 현대오일뱅크다. 올해 2분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중인 공모금액만 최대 2조원으로 2010년 삼성생명의 4.8조원 이후 최대치도 기대된다.
연내 IPO를 선언한 산은금융지주도 기대주다. 올해 10월을 목표로 상장준비중이며 정책금융공사 지분 가운데 10%만 공모해도 공모금액은 최소 1.6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태양광 사업의 핵심계열사인 LG 실트론, 국내상장 생명보험사 4호가 될 미래에셋생명도 노크할 전망이다. 이색·상장특례기업도 증시의 문을 두드린다. 오는 21일 상장을 앞둔 취업포탈 업체인 사람인에이치알을 시작으로 웨딩컨설팅업체 아이웨딩네트웍스, 의치약학대학원 전문입시학원 피엠디아카데미, 채소종자 개발 아시아종묘 등도 IPO를 추진중이다. 프랜차이즈기업도 증시입성에 도전한다. 국내신발샵 시장의 1위업체인 ABC마트코리아,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카페베네도 각각 우리투자, KDB대우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상장을 추진중이다. 이밖에도 중국고섬 분식회계쇼크로 올스톱된 해외기업의 IPO도 재개된다.
◇ 제도개선으로 적정공모가 유도, 밸류에이션매력 커질 듯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IPO제도개선도 호재다. 대표적인 예가 오는 3월말부터 시행되는 IPO관련 인수제도의 개선안이다. 투자자와 밀접한 핵심내용은 적정공모가의 유도다. 눈에 띄는 점은 공모주가치분석 과정이 증권사에서 투자자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투자자와 밀접한 핵심내용은 적정공모가의 유도다. 이제껏 주관적 개입이 쉬워 공모가상승을 낳았던 PER중심의 비교가치평가법을 유지하되 자산가치평가에 의한 본질가치법을 보완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보다 객관적 잣대에서 공모가가 싼지, 비싼지 평가할 수 있다. 증권사 ECM팀 관계자는 “IPO개선안은 증권사의 자율보다 책임을 강조했던 지난 2007년으로 되돌려놓았다”며 “본질가치의 발표로 PER만으로 가격산정을 하기 쉽지 않아 공모가를 사실상 높이기가 부담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주가하락시 되사주는 풋백옵션만 없을 뿐 과거 폐지된 제도가 부활된 격”이라며 “투자자에게 유리하지만 높은 공모가를 원하는 기업을 설득해야 할 증권사의 입장에선 유치하기에는 입지가 좁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공모시장이 회복됐더라도 묻지마투자는 금물이다. 동양증권 오경택 연구원은 “공모 이후 벤처캐피탈 보호예수, 전환우선주 물량이 많아 수급적으로 부담이 있다”며 “청약 전 사업내용 뿐만 아니라 주주구성, 전환물량 등을 꼼꼼히 채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