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에 가계대출은 예년 감소 폭보다 더 크게 줄었고 중소기업대출은 예년 수준과 비슷했다.
한국은행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2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은행들의 원화 대출 가운데 대기업 대출이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과 관련 한은은 “일부 기업의 유동성 확보 노력이 가세해 증가 폭이 크게 늘었다”고 살폈다.
반면에 중소기업 대출은 1조 851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은 “지난해 말 휴일에 따라 이연됐던 결제성 대출 상환 등으로 지난해 1월보다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소기업대출 동향은 상대적 증가세 부진이 뚜렷하다. 중소기업대출금은 지난해 12월 무려 10조 2049억원이나 줄어드는 바람에 연간 증가 규모가 11조 3000억원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다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아닌데 1월 한 달 대출 증가 규모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적게 나타남에 따라 자금난 완화와 같은 기대를 품기가 여전히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아울러 1월 중 가계대출은 예년보다 감소 폭이 컸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과 은행이 대출채권을 남에게 넘긴 것을 포함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이 이례적으로 약 300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한은은 “주택거래 부진에 더해 취득세 감면 헤택이 지난해 말 종료되는 것에 맞춰 대출을 미리 받은 영향이 가세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풀이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상여금 지급 등으로 예년과 비슷한 2조원 감소에 그친 것을 볼 때 가계대출 축소 폭을 키운 것은 주택담도대출의 감소가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은행 수신 규모는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된 데 힘입어 일부 은행들이 정기예금 유치노력을 덜 기울인데다 신한금융지주 등 일부 기관의 대규모 자금인출, 월 하순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을 받아 무려 10조 7573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1조 2426억원 감소에 이어 모처럼 두 달 연속 수신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정책에 부응하고 중소기업대출을 까다롭게 취급하면서 대기업대출 수요에 맞추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은행 수신을 늘릴 유인이 없기 때문에 나타난 양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1월 중엔 자산운용사 수신은 MMF가 대거 늘어난 데 힘입어 5조 6783억원 불어났다. 주식형펀드와 신종펀드에서만 각각 1조 6876억원과 6456억원 줄어들었지만 MMF 잔액이 무려 7조 7760억원 늘어난 덕분에 자산운용사 수신은 늘어났다. 초단기 운용처인 MMF에 쏠렸을 뿐 채권펀드와 혼합형펀드 잔액 증가치가 각각 1956억원과 399억원에 머물렀다.
아울러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11,12월 두 달 연속 3조원 남짓 줄어들었다가 1월 중 2조 654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펀드 관련 수신과 고객예탁금 모두 유출 초과에서 회복되지 못한 만큼 시중자금의 자본시장 재유입 여부를 따지기에는 미흡한 모습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