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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금융상품 규제해서 소비자 보호하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2-08 20:15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복잡한 금융상품 규제해서 소비자 보호하자
미국발 금융위기도 규제완화와 시장의 투명성이 훼손된 것이 원인

이해하기 어렵고 정보 공유가 어려운 복잡한 금융상품은 규제해야

얼마 전 서울고등법원은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환(換)헤지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에 대해 “은행이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이 인정되므로 전체 손해의 3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키코, 환헤지 통화옵션, 이름만 들어도 그 난해한 금융상품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상품을 은행이 중소기업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이 팔았다는 것이다. 세신정밀은 2008년 신한은행과 키코 계약을 체결했지만, 그 해 9월부터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30억 원대의 손해를 보자 소송을 냈다. 키코와 관련해서는 세신정밀 등 수출업체 118곳이 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는 이 중 19곳만 은행의 설명의무 소홀을 이유로 일부 손해를 배상받았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장에서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금융거래의 투명성이 충분히 유지되어야 한다. 금융회사가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는 규제되어야 한다. 또한 불완전 판매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복잡한 금융상품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도 복잡한 파생상품 및 장외거래에 대한 규제 불충분이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훼손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융감독 당국은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장외파생상품시장 법을 제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일차적인 요인은 단기 급등한 주택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금융기관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과 여러가지 회사채 등을 한데 묶어 대규모 파생상품을 만들어서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따라서 금융위기는 기본적으로 복잡한 파생상품 출현으로 투자자들이 상품의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고 금융감독 및 규제도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규제완화와 정보기술의 발달은 경쟁을 촉진한다. 경쟁은 금융혁신을 촉진한다. 이에 따라 다양하고 복잡한 파생상품 등 신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한 동안 규제완화, 기술 발달, 혁신, 신상품 개발 등은 금융발전의 주요인으로 강조되었다. 수학, 물리학 등 전문지식을 배경으로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이 각광을 받고 첨단상품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들은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훼손하고 위험관리를 어렵게 해서 금융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금융혁신은 거래의 투명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금융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상품의 판매자는 상품의 약점이나 꼼수를 알지만 구매자는 모른다면 공정거래가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금융혁신이 금융 사기나 도덕적 파탄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투명성이 결여된 복잡한 파생상품의 자산가치 및 리스크 측정은 사실상 누구도 알기 어렵다. 투자자는 물론 감독당국, 신용평가기관 도 첨단금융상품의 위험과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이런 상태에서 금융거래에 대한 적절한 규제감독은 어려운 반면 절제 받지 않는 탐욕은 금융사기 등 도덕적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기관의 공익성이 강조되던 시대는 지났다. 영리를 목적으로 단기 성과급에 급급한 금융회사에서 공정거래를 담보하는 것은 오직 투명성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도 규제완화와 기술혁신이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훼손한 것이 원인이다.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시장참여자들이 금융상품의 위험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금융상품 구조는 단순함을 잃고 복잡하고 난해해지는 경향이 있다.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등에 내재한 위험을 줄이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상품구조를 단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상품이 반드시 과도하게 복잡하고 난해할 필요가 있을까? 일부에서는 규제라면 무조건 반대하고 다양한 금융수요에 부응해서 신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복잡한 금융상품은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금융상품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만드는 건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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