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소형회원사 서비스강화 등 공약
관보다 민을 선택했다. 금융투자협회 새사령탑에 박종수 전 우리투자사장이 선임됐다. 금투협은 지난 26일 임시총회를 열고 2대 신임 금투협회장으로 박종수 전 우리투자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종수, 최경수, 김성태닫기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최종투표에서 59.52%의 득표율을 기록, 금융투자협회 제2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선거 직전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출신 후보가 회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중소형회원사 서비스강화, 현안해결을 위한 테스크포스팀 상설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격차 해소 등 피부에 와닿는 공약을 내세운 박종수 전 사장 쪽으로 표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 대형사·중소형사·운용사·금융당국 등 소통으로 현안해결
박종수 신임 금투협회장은 당선직후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금융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금융트랜드도 소비자보호가 너무 강조돼 업계가 위축됐다”며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조율된 의견을 정부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금융산업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협회를 고객중심형 조직으로 변신할 것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협회는 회원사로 구성된 조직인”이라며 “협회의 고객은 회원사로 고객중심사고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수 회장은 업계현안을 해결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을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모든 회원사 대상으로 선거를 진행하면서 발견한 것은 업권내에서 이해상충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라며 “대형사와 소형사 문제, 국내회사와 외국계 입장차 등도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상충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융당국과 관계에 대해서도 “업계발전을 위해 여러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겠다”며 “이 과정을 통해 정부가 정책에 업계의견을 반영하고 지원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LW불공정거래 등으로 이슈로 떠오른 투자자보호와 관련해서도 투자자교육강화 등으로 신뢰를 쌓되 애매모호한 선관의무규정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업계가 발전하기 위한 밑바탕은 투자자들의 신뢰”라며 “회원사들이 무리한 고객수익률을 제시하는 등 과도한 영업을 자제하고 투자자교육을 강화하는 등 스스로 신뢰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투자자보호가 강조되면서 회원사들이 본의아니게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애매모호한 규정인 선관의무에 대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꼼꼼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입장 정책선반영, 증권맨출신으로 우려보다 기대앞서
업계에서는 박종수 후보의 당선을 놓고 민이 관을 이겼다는 분위기다. 애초 관출신의 최경수 후보의 압승을 점쳤으나 관과 민의 조율자 역할보다는 최근 정책리스크로 사면초가에 놓인 민의 의견을 분명하게 밝히는 후보를 선택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출신이 아니라 순수증권맨 출신으로 증권업계 고민과 숙원사업을 잘 알 것”이라며 “임기중에 업계의 현안을 해결해 한국자본시장발전에 금융투자업계가 주축으로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의 입장을 가장 잘 반영하는 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업계에서도 우려보다 기대가 앞선다. 특히 중소형현안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당선된 만큼 프라임브로커리지에서 탈락된 중소형사의 기대는 더 큰 편이다.
중소형증권사 관계자는 “이제껏 협회전체 이익을 대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형사 위주로, 금융당국의 입장을 더 반영했다”며 “양쪽의 입장을 균형감있게 조율하고 신사업진출시 과도한 규제를 완화, 투자업계 모두 윈윈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산운용업계도 증권맨 출신 후보당선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그간 자산운용사가 증권사에 비해 소외된 느낌을 받았는데, 당선자가 자산운용사의 소외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기대치가 크다”며 “사실상 제대로된 선거로 뽑힌 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인 만큼 펀드시장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수 신임회장은 47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대우증권 사장과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거친 증권맨이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답게 재임시절 고객지향적 조직으로 체질개선을 이끄는 등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도 받고 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