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자이익 견조한 상승세가 원동력
이자부문이익의 견조함이 실적 순항의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3분기 이자이익은 1조 1458억원으로 지난 2분기 1조 1300억원보다 1.4% 또 불어났다. 1분기 1조 957억원에 이어 이자이익 1조원을 웃도는 기반을 확고히 했다.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예금 금리가 오르는 바람에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보다 0.03%포인트 줄어든 2.63%였으나 대출 증가세가 의미 있는 행진을 이으면서 난관을 극복한 셈인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비이자이익이 대거 급감했지만 이자와 비이자이익을 합산한 총영업수익에서 판매관리비만 뺀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은 7907억원으로 선방했다. 비이자이익 감소는 부실채권 매각 관련 이익 감소 등 주로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것이어서 충전이익이 재반등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 글로벌 위기 후 중기대출 순증
은행측은 이와 관련, “이자이익에 기반한 실적의 견조세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적극적인 중소기업 대출로 수익자산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은행권 전체 중기대출 순증액 총 19조 3000억원 가운데 91%인 17조 6000억원을 도맡아 순증 비중 91.19%로 은행권을 압도하면서 위기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우량 중소기업을 유치해 성장과 수익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는 게 기업은행의 설명이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분기 들어 1조 9800억원 다시 늘어나 올해 총 증가규모는 5조 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국내 은행 중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 지원에 따라 9월 말 현재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1.15%로, 독주체제를 강화했다.
◇ 연체율 소폭 상승·부실채권은 꽁꽁
그러면서도 건전성 지표 안정성은 여전했다.
총 연체율은 6월 말보다 0.08%포인트 오른 0.90%(기업 0.99%, 가계 0.58%)였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분기와 같이 1.76%로 묶어 두는 데 성공했다. 대출자산을 무섭게 늘리면서도 우량 고객기반 확대에 주력한 결과 3분기 은행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2분기보다 132억원 줄어든 2524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수익 대비 비용 지표인 판관비용률(Cost to Income Ratio)는 29.0%로 여전히 은행권 최고 수준의 경비효율성을 유지했다. 연결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이 2분기 12.54%에서 11.69%로 뒷걸음 친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자본이 10조 2090억원에서 110조 150억원으로 늘어나 기본자본비율은 8.90%에서 8.94%로 불어났기 때문에 실속은 더욱 좋아졌다.
오히려 보완자본 가운데 은행이 비용을 물면서 유지해야 하는 후순위채권이 2분기 말 2조 6580억원에서 1조 7680으로 약 3분의 1이나 줄였다는 점에서 자본력은 더욱 탄탄해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4분기에도 불확실한 경기 변화에 대비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ATM 수수료와 연체대출금리 인하, 소외계층에 대한 수수료 면제 등 앞으로도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