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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제도의 위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1-02 21:31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윤창현 교수 (사)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기축통화제도의 위기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독주체제를 막으려는 유로도 신뢰 무너져

막대한 외환보유하며 대체수단 강구에 몰입하는 중국 파워 주목

1944년 노르만디 상륙작전이 성공하고 연합군이 유럽 본토에 진입하여 파리를 향해 진격하고 있을 때 미국의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라는 도시에서 중요한 회담이 열렸다. 44개국 대표가 모인 이 회의에서 미국은 자신이 발행하여 사용하는 달러를 기축통화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물론 반대도 있었다.

당시 최고의 경제학자로 존경받던 영국의 케인즈 경은 스스로 입안한 케인즈 플랜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만이 발행 가능한 달러 대신 전세계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국제기구(국제청산동맹)를 만들고 국제결제통화(뱅코르)를 따로 발행하도록 하여 전 세계 국가가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각자 국내에서는 자기 고유의 화폐를 사용하되 국제결제통화는 새로 만들어 쓰자는 이 아이디어는 결국 미국의 힘에 밀려 부결이 되었지만 후에 가서 IMF에서 만든 SDR 이라는 결제수단을 도입하는 부분에 대한 기본적 논리를 제시한 셈이 되었다. 결국 미국은 달러중심 기축통화체제 곧 브레튼우즈 체제를 출범시켰고 이 체제는 사실상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국제금융의 핵심적 제도로 이어지고 있다.

달러를 중심통화로 사용하는 것이 가진 문제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미국의 내부사정에 의해 상당 부분 쇼크가 온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달러에 대한 금태환이 보장이 되었었지만 미국은 결국 1971년 금태환약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국제금융 시장은 대혼란에 빠진바 있다. 브레튼 우즈 체제의 근간이 흔들린 것이다. 이는 월남전으로 인한 막대한 군비를 동원하면서 달러가 남발이 된 데에 있었다. 기축통화 발행국이 전쟁을 치르다보니 기축통화의 가치유지에 소홀해져 버린 것이다. 기축통화발행국의 내부 사정이 전세계를 뒤흔드는 쇼크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불안한 부분이다.

또 하나는 1980년대 이후 심화되는 쌍둥이 적자문제이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사실상 고착된 이 현상은 미국의 경쟁력과 달러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막대한 미국 수지적자는 달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렇게 밖으로 빠져나간 달러가 미국의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발행된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환류한다는 것이다. 경상수지적자가 커지면서 국가부채도 증가하였고 미국의 만성적 쌍둥이 적자는 상당 부분 치유가 어려운 수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기축통화발행국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엄청난 위기를 당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미국은 기축통화발행국의 지위를 이용하여 이 문제를 헤쳐나가고 있지만 쌍둥이 적자 지속은 커다란 걸림돌이다. 최대한 빨리 글로벌 리밸런싱을 통한 수지적자해소에 노력해야하고 재정적자도 줄여야 한다. 정말 어려운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미국 주도의 달러중심 체제에 일종의 반기를 들며 출범한 것이 유로였다. 17개국가가 동일한 통화를 사용한다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가시화되면서 새로운 기축통화의 등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때 유로의 가치는 달러에 비해 엄청나게 상승하면서 달러를 보완하고 나아가 대체가능한 기축통화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제 우리는 유로의 몰락을 목도하고 있다. 그리스를 포함한 만성적 경상수지적자국들이 국가부채를 통해 부족한 세출재원을 조달하면서 국가부채가 증가하였고 이 부분이 문제가 되어 글로벌 재정위기로 연결되면서 유로의 인기는 상당 부분 추락하고 있다. 잘되는 나라는 괜찮지만 힘들어진 국가들도 사용하는 통화다 보니 안 되는 나라들에 대한 불신이 공동통화의 가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기축통화를 지향하는 유로의 미래에 대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는 심각한 수준이고 이를 당장 해결할 묘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문제가 지속되는 한 유로의 기축통화 지위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서 중국 위안화가 서서히 부각되고 있다. 중국은 이제 자신이 발행하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발걸음을 착실하게 내딛고 있다.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여 위안화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위안화 결제 은행을 지정하여 무역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행보가 빠르지는 않다는 점이다. 자국통화의 국제화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면서 이에 대한 행보를 상당 부분 조절해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달러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존재하는 요인 중 하나는 외환보유고에 대한 수요이다. 중국은 3조 달러에 해당하는 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전부가 다 달러표시자산은 아니지만 미국국채만 1조 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국제적으로 자본이동의 변동성이 상당 부분 증가하다보니 불시에 빠져나가는 자본유출입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늘여 놓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막대한 보유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달러이다보니 달러가치 하락과 달러표시 미국국채의 신용등급 강등 같은 쇼크가 오면 여전히 당혹해하며 대체수단을 강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축통화체제는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앞날도 불분명하고 유로의 미래도 위태롭고 위안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달러독주체제는 서서히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가진 파워에 주목을 하면서 기축통화의 다변화시대에 대비한 지속적 논의와 대비을 해야 할 시점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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