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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을 다시 생각한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0-12 21:57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박덕배 박사

서민금융을 다시 생각한다
서민금융의 기능약화는 서민생활을 어렵게 하는 악순환에 빠져

서민금융기관별로 역할을 구분하고 본연의 틀 벗어나지 말아야

최근 저축은행에 이어 새마을금고, 신협 등에도 위기감이 대두되면서 서민금융 약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서민금융은 일반적으로 자금 규모가 작고, 담보능력이 떨어지고, 신용이 약한 저소득층 서민의 재산 형성, 주택마련, 그리고 일시적 자금부족 상태를 저렴하고 편리하게 도와주는 금융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추상적인 서민금융의 정의를 통계적 목적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나타낼 경우 보통 신용등급(1~10등급)을 기준으로 저신용층(6~10등급)에 대한 금융 지원을 일컫는 경향이 있다.

얼마전부터 정부의 모든 정책이 서민을 위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여야 구분 없이 정치권과 정부는 모든 분야의 정책결정에 있어서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 등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민금융이 강조되면서 정부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햇살론’과 ’희망홀씨대출‘,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들의 금융이용기회 확대 및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전환대출, 채무조정 등 금융비용 부담 경감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서민금융 수요에 비해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을 오히려 역차별하고 대출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경제 하부구조의 안정화와 서민금융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공급확대 보다 금융기관에 의한 서민금융의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기관에 의한 서민금융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나, 이후 각 금융기관의 서민금융 소홀로 인하여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도 약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전통적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 대출을 쉽게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주로 전통적인 서민금융기관이 이를 담당하였다. 하지만 이들 서민금융기관들은 저소득층의 자금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대표적인 전통적 서민금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 2002년 이후 대출금이 크게 늘어났으나, 대부분 주택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관련 대출이 크게 증가한데 기인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가계대출 금융지원이 매우 약화되었다. 서민금융 기능이 약화된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도 좀처럼 서민금융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가, 2007년 이후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기 시작한 은행권을 대신하여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신용협동기구의 총자산대비 일반대출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도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이 크게 약화되었다. 외국계化된 은행들은 안전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확대시키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하여 부유층 시장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서민금융을 소홀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은행, 주택은행 등의 서민금융 취급이 컸지만 이들이 민영화되면서 서민금융 지원 기능을 상실하였다. 대부분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 높은 VIP 또는 PB금융, 주택담보대출 등에 치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담보능력이 없고, 신용도가 떨어진 저소득층은 은행차입에 있어 금리 등 면에서 과거 보다 더욱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그 밖의 금융기관들의 서민금융 지원도 미약하다. 최근 일부 여신금융기관들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확대하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중상위권 신용평가등급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등록 대부업의 경우 그동안 무담보 소비자금융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최고금리 인하 추세와 사회의 부정적 시각 등으로 인하여 그 역할이 점점 위축되고 있다. 또한 서민금융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하위 서민층(빈민층,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을 위한 대안금융(빈민금융제도)이 도입되었으나 초기단계이며, 한국에서의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자기책임으로 신용을 공급하는 금융시스템 아래에서 약화되고 있는 서민금융 기능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서민금융의 기능 약화는 서민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이는 다시 서민금융을 약화시키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서민금융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여 서민금융의 대상을 확대하는 근본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가 있는 바, 향후 정책의 큰 틀은 서민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서민금융 공급을 확대시키고 양질의 금융소비자가 서민금융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민금융기관의 역할 구분도 중요하다.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은 중소기업이나 가계의 중장기 자금 지원을 하고, 신용협동기구들은 지역과 직장 등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본연의 틀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대부업은 단기 건전 소비자금융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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