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가 6일 맞이한 창립 50주년의 저력을 바탕으로 내년 신용부문과 경제사업부문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 기세를 모아 글로벌 협동조합 비전을 선언했다. 특히 내년 출범할 금융지주회사는 지금 당장이라도 빅3의 바로 뒤를 밟으며 추격에 나설 은행부문은 물론 생명보험, 손해보험, 투자증권 등 종합금융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4강체제를 뒤흔들고 나설 전망이다.
◇ 준비된 신4강 구도의 핵심변수, 마침내 진입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사 총자산은 우리금융지주가 307조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각각 279조원과 266조원으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가 100조원대 중반을 점하고 있어 대형금융그룹 3사와 중형그룹 2사 체제로 나눌 만한 상황.
하지만 내년엔 가칭 NH농협금융지주가 뛰어들면 상황은 돌변한다. 이미 금융그룹화가 크게 진전된 농협 금융자회사들의 총자산은 상호금융부문을 빼더라도 지난해 말 현재 221조원이다. 금융 빅3에 필적할 수준이며 오는 2020년 총자산 420조원에 당기 순익 3조 7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 신한, KB 등의 총자산 성장세를 감안하면 농협금융그룹이 새로운 선두권 각축에서 중대 독립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최원병 회장의 ‘글로벌 협동조합’ 비전의 중심축
은행부문의 강점 말고도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생명보험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손해보험부문은 아예 없다. 반면에 농협은 이들 부문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은행과 보험 양대 부문 선두권 경쟁력에 투자증권 등의 자회사들이 교차판매와 BIB 영업 강화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나설 경우 시너지극대화 진척도가 다른 금융그룹을 앞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최원병 회장은 농협중앙회가 상호금융부문을 흡수한 가운데 금융지주사와 경제지주사 체제로 구조개편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협동조합’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에 배당금으로 연간 1조원 안팎, ‘농협’브랜드 사용료로 5000억원 안팎을 제공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 아시아 금융그룹 대표할 아이콘 기대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세계를 대표하는 협동조합 금융그룹인 ‘끄레디 아그리꼴’을 모범으로 삼았다. 끄레디 아그리꼴은 프랑스 농업협동조합을 모태로 하는 금융그룹이다. 파이낸셜타임즈 계열 ‘더 뱅커’지 글로벌 랭킹에 따르면 2010년 현재 13위에 올라있다.
1988년 민영화에 성공한 뒤 치밀한 구조개편과 적시에 이뤄진 상장, 그리고 경쟁력 있는 금융사 합병을 거쳐 글로벌 최강 협동조합금융그룹이다. 농협 한 관계자는 말한다. “끄레디 아그리꼴이 민영화 및 구조개편 과정에서 프랑스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농업과 농업인 지원 역량도 키우고 프랑스 대표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따른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비전”이라고.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