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 상반기 1조 6103억원이 순이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반기 순익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70.1% 늘어난 수치다. 임영록 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자사주 매각에 성공해 1조 8000억원을 마련했다”며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시너지창출에 부합하는 M&A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 그리고 금융상품 수익을 합한 신용손실 반영전 순영업손익은 모두 4조 7544억원으로 지난해 3조 7681억원보다 26.2% 늘었다. 손실 반영전 손익에 급여 및 판관비를 뺀 충당금적립전 이익 규모도 2조 874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조 9483억원보다 47.5% 늘었다.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수익성 증대 효과가 어림 잡아 2배 가까운 것으로 풀이할 만하다.
이같은 이익 증가는 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저녁이 발휘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손실 반영전 순영업이익으로 4조 3804억원을 거둬 들여 카드부문을 안고 있었던 지난해 3조 6285억원보다 20.7%나 늘렸다. 이 규모에 급여 및 판관비를 뺀 충당금적립전 이익은 2조 7137억원으로 지난해 1조 8911억원보다 43.5%나 개선됐다. 여기다 KB국민카드가 지난 3월 2일 분사 이후 실적으로만 819억원의 순익을 거둔 것도 기여가 컸다. 카드사 순익을 고스란히 은행 순익과 합산하면 이들 주력 자회사들의 KB금융그룹 기여도는 그만큼 껑충 뛴다. 카드사는 이자이익으로 2860억원에 수수료 이익 729억원을 남겼고 기타 영업에서 244억원 적자를 냈으며 급여 및 판관비로 1118억원을 쓰면서 그룹 수익기반에 기여했다. 은행지주사 이익창출력의 핵인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이 2분기 2.40%로 1분기보다 0.02%포인트 올랐고 카드를 합한 NIM은 3.07%로 1분기보다 0.01% 올렸다. 이들 주력자회사의 선전에 힙입어 KB금융 수익성 지표는 총자산이익률이 1분기 1.17%에서 1.20%로, 자기자본이익률은 16.04%에서 16.22%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수익성 지표의 개선과 견조한 흐름과 달리 자산건전성 지표들은 향후 행보를 눈 여겨 보도록 자극하고 있다.
국민은행 총 연체율은 1.10%로 1분기보다 0.02%, 지난해 말보다 0.10% 늘어났다.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됐고 기업대출은 2분기 연체율이 1분기보다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말보다 0.18%포인트 오른 채다.
KB국민카드 연체율 역시 1.49%로 1분기보다 0.36%, 지난해 말보다 0.47% 뛰었다. 그나마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84%로 1분기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18%포인트와 0.03%포인트 줄어든 것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이 줄어든 가운데 손실흡수를 대비해 비축한 규모는 크게 바뀌지 않은 점이 옥의 티로 남았다.
KB금융은 고정이하여신이 3월 말 3조 9035억원에서 6월 말 3조 6397억원으로 줄어드는 사이 충당금적립액을 3조 6350억원에서 3조 4881억원으로 줄였다. 대손준비금을 8785억원에서 1조 219억원으로 늘리긴 했지만 충당금과 준비금을 합한 액수는 4조 5135억원에서 4조 5100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충당금과 준비금을 합한 규모가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 대비 어느 정도인지 보는 부실채권대비 충당금적립률은 순전히 고정이하여신 축소에 따라 115.6%에서 123.9%로 늘어난 셈이다. 감독당국과 전문가들이 손실흡수능력이 떨어져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하고 있지만 수익성 지표 개선 구도가 안착된 연후에나 높은 수준의 손실흡수 여력 비축이 가능할 전망인 것이다. 한편, KB금융 총자산은 신탁 및 관리자산을 합해 353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조 5000억원 늘어나 외형 확대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