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사 업계최저수수료로 시장공략
증권사가 브로커리지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펄치고 있다. 브로커리지는 시장상황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하는 트레이딩, IB 등 부문과 달리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는 캐쉬카우다. 특히 여타부문의 실적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온라인디스카운트형 브로커리지시장 확대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브로커리지전략도 증권사별로 엇갈린다. 중소형사의 경우 업계최저수수료같은 가격파괴로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대형사는 서비스강화에 무게가 실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증권이 은행연계브랜드인 ‘스마트C’로 수수료가격파괴경쟁에 합류했다. 수수료는 업계최저인 0.011%로 책정했으며 주문매체는 HTS, 스마트폰(Smart M), 홈페이지매매에 적용된다. 대신증권이 크레온으로 가격파괴를 주도한 이후 첫번째로 업계최저수수료에 동참한 것이다. 황성철 한화증권 온라인본부 본부장은 “스마트C는 스마트 세상의 중심(Center)을 의미하며, 은행계좌 보유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이라며 “가격, 시스템, 서비스 모두에서 고객들이 차별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증권도 지난 4월 디씨로(DC路(Low))로 수수료인하에 동참한 상황이다. 주식수수료는 0.015%로 온라인증권사의 평균수준. 하지만 선물매매수수료는 0.0014%로 기존 최저수준보다 절반 이상으로 낮췄다. 선물거래가 데이트레이딩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타사보다 최대 50% 이상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수수료가격파괴는 기본. 아예 한푼도 받지않는 곳도 있다. LIG투자증권은 신규은행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수수료면제혜택을 준다. 유진투자증권도 6개월동안 수수료를 받지않는다.
◇ 수수료하향평준화, 서비스차별화가 관건
이같은 가격파괴공세에 이제껏 대형사의 대응전략은 공격보다 방어위주였다. 대우 다이렉트, 우리투자 tx,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등 대형사들은 수수료가 온라인증권사 수준의 은행연계브랜드를 뒀다. 하지만 꾸준한 마케팅활동을 펼치는 한국투자증권 외에 눈에 띄는 홍보마케팅은 뜸한 편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스카운트브랜드는 고객에게 서비스차원에서 제공하는 덤에 가깝다”며 “수익을 꾀하기 보다 고객이탈을 막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어위주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다. 중소형사의 가격파괴공세에 서비스로 정면대응하는 곳도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지난 6월 내놓은 미러링 어카운트(Mirroring Account)가 대표적이다. 이는 일종의 일임형 계좌서비스로 투자전문가가 제시한 4가지 투자모델 가운데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모델을 고객이 선택하면, 해당 모델에서 편입한 종목을 그대로 고객 계좌에서 매매해 주는 서비스다. ‘미러링어카운트’ 이름은 검증된 투자전문가의 전략을 내 계좌에 거울처럼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적극투자형’, ‘고수익&고위험’으로 분류된 투자자가 대상이며 투자모델은 크게 10개 이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고수익형, 10개 이상종목에 분산투자 시장수익률+알파 추구형 모델로 나눠진다. 최소투자금액은 1000만원. 모델에 따라 연2.0~2.4%를 서비스 이용료를 받으며 주식매매에 따른 별도의 매매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삼성증권 온라인채널운영팀 장재영 팀장은 “그동안 온라인투자자를 잡기 위한 경쟁이 저렴한 수수료에만 맞춰지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며 “과도한 매매 같은 잘못된 투자형태를 바꾸고 새로운 온라인 투자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소형사, 대형사 사이의 ‘가격 VS 서비스’ 경쟁에 대해 서비스 쪽에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앞선다. 수수료가 하향평준화된 상황에서 컨설팅, 자산관리 같은 서비스차별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증권애널리스트는 “이미 수수료가 하향평준화가 된데다 인하폭도 낮아 수수료를 낮춘다고 MS시장이 확대되는 단계가 지났다”며 “이미 갈아탈 투자자는 다 옮긴 상황에서 가격이 유인책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존 HTS의 익숙한 기존고객을 뺏아오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라며 “지수가 올라도 과거처럼 개인의 증시참여가 더딘 상황에서 신규고객확보도 쉽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