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분이 7할 기은, 소수지분 블록딜 예고
은행들이 2분기 역시 ‘어닝-서프라이즈’를 예고하면서 지분 매각 이슈가 있는 금융회사들에 서광이 비치나 싶었지만 악재 또한 교차하고 있어 그 향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6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는 각각 지분율 9.05%와 지분율 3.5%에 이르는 자사주를 9월 전에 내놓는다.
최근 소수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수요조사에 나섰다가 기업은행 주가 급락을 불렀던 정부는 하반기에도 지분 매각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발표가 7월말 무렵 나오는 효과를 타고 투자자들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8월 하한기를 넘으면 9월부터 지분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계 안팎에서 눈길이 쏠리는 까닭은 이들 모두 9월말 전으로 시기가 집중되는 것을 무릅써야 할 만큼, 저마다 매각을 추진하는 사정 또한 절박하기 때문이다. 시기집중 효과는 특히 현재 주가 수준으로 이들 금융사 지분에 대한 시장의 인수 부담이 KB금융은 2조원 가깝고, 기업은행 지분율 8% 안팎을 가정할 때 약 1조원 등 모두 합해 3조원을 육박하고 있어 성사여부가 간단치 않아 어떻게 활로를 뚫을지 주목된다.
KB금융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에 대응하면서 발생한 자사주 매각 시한이 9월 말이라 서둘러야 할 입장이다. 다른 곳과 달리 KB금융은 자사주 인수 당시 가격이 주당 5만 7000원 대였기 때문에 매각 손실이 불거질지 모른다는 걱정도 함께 끌어안고 있다.
KB금융 경영진은 주가가 오르길 기대하고 있지만 우리금융 매각 입찰 가능성이 지목된 뒤 낮아진 주가가 좀체 오르지 않고 있어 고민이다. 그나마 BS금융은 자사주 보유 시한은 9월 15일로 다가오긴 했지만 최근 주가 수준으로 시장 인수 부담이 1000억원을 밑돌고 있어 매각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BS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벌써부터 대주주들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등 장기보유할 투자자 물색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이 전혀 없지만 다른 이유로 절실함이 있다. 정부 지분 68.60%와 정책금융공사 1.92%의 지분을 합하면 정부계 지분이 70.53%에 이르는 기업은행 상황상 정부가 지분매각 차익으로 국고에 보탤 필요가 있다는 점 말고도 주가 수준을 적정하게 해야 하는 처지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아무리 은행 경영실적이 빼어나도 시장 유통 물량이 너무 적어서 주가가 살아나지 못하면 브랜드 가치 제고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이는 주주가치로 환원되기 때문에 ‘은행-주주인 정부-투자자’ 모두 ‘윈윈’하기 위해서라도 소수지분 매각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 집중에 따른 부담 말고도 이들 금융사에게 시련은 또 있다. 은행권 전체를 억눌렀던 저축은행 부실 부담과 부동산PF부담에 이어 가계대출 관련 규제가 은행권에 추가 부담을 안겨 줄 가능성, 그리고 대외 경기 변동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24일 종가 / 지분매각 물량 및 총가격 추정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