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량 지표를 통해 살펴볼 때 글로벌 유동성은 1982년 이후 최고 수준”이어서 세계경제는 자산버블 발생과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해야 하는 동시에 과잉 유동성을 줄이는 과정에서 더블-딥(이중침체)도 피해야 하는 어려운 국면이라는 진단에 따른 처방이어서 무게는 더욱 육중해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글로벌 유동성 리스크 진단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에 약이기도 하지먼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과잉유동성에 시급히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림 참조〉
연구소는 “지난해 후반부터 원자재,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전 세계적으로 물가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마저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고물가 시대로 진입을 주도하는 양상도 우려했다.
원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이 지역으로는 아시아 신흥국, 부문별로는 주식 및 원자재 시장에 유입되면서 촉발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아예 원자재에 투기수요가 몰리며 은의 평균가격이 2년 전보다 164% 치솟은 것을 비롯해 구리가 132%,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91%, 옥수수는 79% 올랐다고 살폈다. 원자재 가격 등 자산버블이 갑자기 붕괴하면 세계경제 회복기조 및 안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대외 변화에 취약한 우리 나라는 더욱 심각한 영향이 온다는 점을 연구소는 상기시켰다. 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리스크를 방치하면 자산버블이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어 세계경제가 경착륙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글로벌 유동성의 과동한 국내 유입에 따른 시장교란을 억제하고 국내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기 예장과 실물지원을 강화하는 새로운 금융시스템 구축과 내수 산업의 육성을 통해 수출주도 성장모델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 연구원은 은행 등 간접금융기관의 자금 중개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산건전성을 높이고, 외환 및 자본시장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 또한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응해 안정적 원자재 확보와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자산가격의 급격한 조정, 신흥국 경착륙 리스크 등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둔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