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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거액대출 회수에 안간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5-18 22:07

6월말 결산 앞두고 위험가중자산비중 축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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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솔로몬(3628억원) 진흥(1447억원) 등 감소

“BIS비율 제고 위해 PF대출 회수 불가피성” 강조

수익성 증대 차원에서 고금리 신용대출비중 확대

저축은행업계가 만기 도래한 부동산 PF와 기업여신 등 거래단위 규모가 큰 대출자산에 대해서는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거액여신 회수에 나선 것은 오는 6월말 결산을 앞두고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축소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로몬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HK저축은행 등 일부 상위 저축은행은 회수한 기업여신 상당 부분을 예대마진이 높은 고금리 신용대출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 일단 PF대출 비중 축소에 목맨다

오는 6월 결산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만기 도래한 건설사 PF대출 등 기업여신에 대해서는 지체없이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일단 ‘발등의 불’로 떨어진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거래 기업들의 경영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만기가 도래한 PF대출에 대해선 물불 가리지 않고 환수에 목을 맨다”면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자기가 죽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2조2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대출 잔액의 18.9%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은 9%수준인 1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PF대출 확대 등 무리한 영업확장으로 영업정지조치를 당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룬 저축은행업계는 현재 자금회수 전쟁을 치르고 있다. 6월 결산에서는 추가 부실이 있을 수 없다는 것. 한 저축은행 PF 담당자는 “30%룰(총 여신 중 PF대출 비중을 30%이내로 맞추도록 한 것)이 넘는 저축은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미리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산순위 1위 업체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올 들어 만기 도래한 기업여신은 가급적 회수한다는 전략을 고수, 지난 4개월 동안 3600억원이 넘는 대출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4월말 기준 이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3조 586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628억원이 줄어들었다. 〈표 참조〉 이와 관련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단 업계에서는 PF에 대해서는 만기연장을 안 해주는 분위기”라며 “고객들이 요즘은 PF대출 비중부터 문의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안심시키기 위해 관리를 철저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진흥저축은행 역시 최근 4개월 사이에 1422억원과 1447억원의 여신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저축은행과 그의 자회사인 진흥저축은행은 거액여신 회수 등의 방법으로 위험가중자산비중을 축소해 BIS비율은 끌어올렸다. 〈표 참조〉 상대적으로 PF대출 비중이 낮은 동부저축은행 역시 898억원의 여신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은행권, 우량 여신고객 빼가기도 여신감소에 영향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올 들어 대출영업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담보물건이 좋은 아파트담보대출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도 여신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중앙회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해 갑갑한 상황에서 은행까지 중소기업 유치경쟁에 가세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저축은행만의 시장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권은 최근 자산 확대 경쟁에 나서면서 이전까지 좀처럼 거들떠보지도 않던 중소기업들에까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담보가 안정적으로 확보된 거래처라면 업종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은행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조달 여건이 열악해 금리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저축은행들은 그나마 있던 우량 여신처마저 내주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라도 좀 괜찮은 회사다 싶으면 이미 은행들과 접촉 중”이라며 “벌써부터 몇몇 우량 기업 고객들이 여신을 상환하겠다고 연락해 와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저축은행들이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결산 앞두고 예대마진 좋은 고금리 신용대출 강화

이런 가운데 일부 상위 저축은행들이 회수한 기업여신 상당부분을 고금리 소액신용대출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PF에서 대거 손실을 본 저축은행들이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좋은 저신용자 대상 소액신용대출을 자금운용의 차선책으로 선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가 다르게 적용되지만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낮게는 13~17%, 높게는 30%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산와대부(산와머니) 등 일부 대형 대부업체와 비슷하거나 높은 금리 수준이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연 5% 안팎으로 자금을 조달해 연 30%대로 대출해주면서 그만큼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예대금리차는 약 25%p에 달한다. 이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4%p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이 점을 노려 지난해 대출모집인에 대한 수당을 크게 늘렸다.

저축은행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의 월평균 신규 취급액은 1200억원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와이즈론) 잔액은 지난 4월말 기준 총 9293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2009년말 3400억원에서 2010년말 7100억원으로 2배 늘어난 데 이어 최근 월평균 10%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알프스론’ 역시 8400억원 정도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02년 9월 금융권 최초로 개인신용평점시스템(CSS)인 리스크관리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HK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119머니’ 또한 4월말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00억원 가량 증가한 7900억원의 잔액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일부 상위 저축은행들이 6월말 결산을 앞두고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시장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이용자인 ‘서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들 저축은행은 고객유치 비용이 많이 들고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의 특성상 부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출 고객의 다양한 신용등급별로 금리차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요 6개 저축은행의 6∼8등급 기준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32%로,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저축은행일수록 대부업체 수준 고금리로 신용 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전체 비중으로 보면 아직까지는 큰 편은 아니지만 소액 신용대출 업무가 늘어나는 상황을 주의깊게 보고있다”면서 “과거에도 소액신용대출을 늘리면서 연체율이 늘어난 바 있어 소액신용대출에만 집중하는 쏠림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주요 저축은행 여·수신 현황, 3분기 누적 실적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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