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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벤처캐피탈 업계에도 봄이 오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5-15 21:14

벤처캐피탈협회 이종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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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벤처캐피탈 업계에도 봄이 오고 있다”
1분기 신규 투자실적 전년比 2배 가량 급증

벤처투자 활성화 위해 규제완화가 성패좌우

“다시는 올 것 같지 않던 벤처캐피탈업계의 봄이 드디어 왔습니다.”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올 들어 벤처투자는 큰 폭으로 개선,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벤처캐피탈업계의 신규 벤처투자 실적은 3178억원으로 전년동기(1678억원) 대비 89.4%로 대폭 증가했다.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던 2009년도 1분기(944억원)에 비하면 세배를 넘는 수치다.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이 같은 투자확대에 대해, “벤처펀드 증가에 따른 투자여력 확대와 코스닥시장 상승세에 따른 투자회수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녹색·신성장동력산업 중점 지원에 따른 창업증가로 투자수요 확대와 창투사 경영여건 개선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벤처캐피탈 향후 전망도 ‘맑음’

벤처캐피탈의 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우선 5월부터 모태펀드(2차출자), 정책금융공사, 국민연금, KIF 등에서 벤처 출자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인데, 이에 따라 벤처펀드 결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 4월29일에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창업성과 점검 및 글로벌 창업대책’회의를 열고 창조적 글로벌기업에 대한 창업을 촉진하기로 한 만큼 벤처투자 수요가 증가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다 코스닥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벤처캐피탈의 투자회수 여건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벤처캐피탈 업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 “연기금, 공기업 벤처투자 활성화돼야”

지난 2월 취임한 이종갑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연기금 및 공기업 등의 벤처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벤처투자 3조원 돌파를 위해서는 과거 벤처투자에 관심이 없던 연기금, 공기업 및 단체들이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과 보험사에서 벤처투자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은행, 보험사에서 벤처투자를 할 경우 무수익자산으로 분류돼 일반 대출에 비해 4배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벤처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하면 위험가중자산이 400억원이 되는 셈이다.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벤처투자와는 달리 주택담보대출과 상장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의 위험가중치는 각각 35%, 300%이다. 이 회장은 “벤처펀드는 여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적절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도를 낮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위험가중치가 합당한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 투자대상 확대해야

이종갑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벤처캐피탈의 투자 대상 확대의 필요성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취임 당시 이 회장은 “벤처캐피탈의 투자 대상이 은행이나 연기금에 비해 많이 제한돼 있는데, 대표적인 업종이 음식 및 숙박업”이라며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회장은 “외식·숙박업은 사치업종이나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업종이 아니다”라며 “최근 한류 열풍으로 국내 음식문화가 국외에 알려지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어서 오히려 육성이 필요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음식 및 숙박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외화벌이가 가능하지만 투자가 제한돼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원래 벤처캐피탈의 투자금지업종은 과거 금융권의 ‘여신금지업종’에서 비롯됐다”며, “하지만 ‘여신금지업종’은 오래전에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은 아직도 이 규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선손실충당제의 불합리성도 강변했다. 이 제도는 투자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벤처펀드를 만들 때 ‘손실의 대부분을 벤처캐피탈업체가 책임지겠다’는 규정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인데, 이 회장은 “기관들이 벤처캐피탈 업체에 강요하는 일종의 관행”이라며, “이익이든, 손실이든 투자자가 책임진다’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 벤처투자 성공사례 널리 알려야

현대기술투자는 2006년, 전년 매출이 12억원에 불과하고 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사파이어테크놀로지에 10억원 투자했다. 향후 LED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매출 755억원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이제 이 회사는 코스닥 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가 2004년 투자한 크루셜텍도 그해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액 2080억원, 순이익 208억원의 건실한 회사로 거듭났다. 파트너스벤처캐피탈이 투자한 모린스도 만 2년만에 500%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이 회장은 “기업의 성장성만을 믿고 투자해 수년간을 인내해 기다린 벤처캐피탈 업체의 결실”이라며, “개인과 민간기관의 투자가 늘어나려면 이 같은 성공사례들이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투자금 회수는 여전히 숙제

이처럼 벤처캐피탈이 회복세가 완연하지만 한 가지 남은 숙제는 투자금 회수(엑시트)다. 이 회장은 “벤처캐피탈의 엑시트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집중돼 있는데 최근 상장 성공률이 상당히 낮다”며 “엑시트 시장의 다양화를 위해 관계 기관 및 회원사들과 논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대안으로 프리보드 활성화, 세컨더리마켓 활성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중요하지만 위험성이 높고 회수기간이 긴 기술개발 및 바이오산업 등은 정부가 나서서 투자 리스크를 줄여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회장의 시각이다.

◇ 벤처펀드 규모 3조원으로 육성

이종갑 회장은 매년 신규로 결성되는 벤처펀드 규모를 현재 1조원에서 임기 중에 3조원 수준으로 육성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공공기관의 투자와 민간자본의 투자 유도를 병행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며, “우선 모태펀드의 규모를 향후 5년 동안 1조원을 추가 편성해 누적출자 2조원 규모로 확대 운영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태출자는 벤처캐피탈업체의 자금을 유인하는 효과로 3~4배의 자금을 유치하는 효과(레버리지 효과)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연간 2000억원의 모태펀드 확보는 매년 6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벤처자금 마련을 뜻한다. 이종갑 회장은 또 “벤처기업통합법(가칭)을 제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벤처기업 관련법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1985년 제정)’ ‘신기술사업금융지원법(1986년 제정)’ ‘벤처기업특별법(1997년 제정)’ 등으로 복잡하게 나뉘어 있는데 어느 법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투자 대상과 방법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벤처투자 전문가를 키우는 것도 벤처캐피탈협회가 역점을 두는 사업이다. 이종갑 회장은 “매년 6개월 과정의 벤처캐피탈리스트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라며, “벤처투자의 규모가 커지려면 전문 인력도 그만큼 늘어야 하는데, 현재 벤처캐피탈업계의 전문 투자자는 500여명에 불과해 인력양성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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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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