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행연계서비스 봇물, 최저수수료 눈길
요즘 증권사의 온라인디스카운트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이 지난 2월 은행연계 저가수수료 브랜드인 크레온(CREON)으로 포문을 연데 이어 SK증권도 최근 디씨로(DC路(Low)로 저가수수료시장공략대열에 합류했다. 중소형증권사인 솔로몬투자증권도 오는 하반기 은행연계서비스의 출시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디스카운트는 은행연계 계좌로 수수료가 저렴한 서비스를 말한다. 지점없는 온라인증권사를 키움증권이 은행연계계좌로 수수료를 낮춘 것이 원조다. 온라인증권사가 독점하던 시장구도는 대형사인 하나대투증권이 지난 2008년 수수료를 0.015%로 낮춘 은행연계 브랜드인 피가로를 내놓고 깨졌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대우증권 다이렉트, 우리투자증권 티맥스 등의 저가거래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은 대형사와 온라인증권사간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잠잠하던 온라인디스카운트시장이 재조명받은 것은 대신증권이 지난 2월 은행연계브랜드인 크레온을 내놓고 부터다. 수수료율의 경우 ‘알뜰한 수수료’는 0.011%를, ‘스마트수수료’는 0.0088% +월15,000원을 받는다. 기존 최저수수료에 비해 인하폭은 0.004%낮고, 인하율로 따지면 약 20% 정도 저렴하다. HTS인 사이보스로 유명한 대신증권이 내놓았다는 자체로 눈길을 끈데다, 수수료도 기존 최저마지노선을 깨트려 화제를 뿌렸다.
SK증권도 지난 25일 은행연계증권계좌전용 서비스인 ‘디씨로(DC路(Low))’를 오픈했다. 수수료의 경우 주식 0.015%다. 하지만 선물, 옵션은 각각 0.0014%, 0.06%로 업계최저수준이다. 월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5만원까지 모바일 주유권, 통신비 지원, OK 캐쉬백 포인트 등 추가혜택을 1년간 제공하는 등 그룹사의 시너지를 최대한 살리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 시장포화로 후폭풍 제한
이들이 온라인디스카운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지 불투명하다는 평이 많다. 무엇보다 시장자체가 거의 포화상태일 정도로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게 걸림돌이다. 이미 저가수수료형 고객은 앞서 진출했던 증권사로 몰려 신규고객확보가 쉽지않다는 것이다. 은행연계계좌로 MS향상에 톡톡해 재미를 본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디스카운트는 수익발생이 아니라 덤으로 주는 차원”이라며 “지난 2008년 대형사들이 붐으로 시장을 선점해 시장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고객들의 증권사 갈아타기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저가형 고객은 매매횟수가 많은 개인투자자로 한번 HTS에 길들이면 큰 하자가 없는 한 계속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익숙한 HTS를 버리고 이동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당근을 줘야 하는데, 손실을 감수하고 더이상 수수료를 낮추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때문에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기존 상위증권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편이다. MS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 관계자는 “후발주자 진입 전후로 신규계좌수 등에서 변동이 없다”며 “요즘 고객은 수수료보다 HTS의 성능, 컨텐츠차별화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후발주자는 장기적인 고객다각화 관점에서 신규진출의 의미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크레온의 주요 타깃은 20~30대 젊은 고객”이라며 “고객차별화로 디스카운트시장에서 신규계좌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 관계자도 “기존 수수료체계는 협의수수료 적용으로 평균 선물옵션수수료를 분석한 결과 0.0014, 0.06% 수준으로 나왔는데, 이같은 협의수수료를 현실화하는 차원”이라며 “매매가 많을수록 혜택을 늘리는 구조로 30-40대 남성고객층을 집중공략할 것”라고 설명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수수료인하가 시선을 끌려면 고객이 느낄 정도로 파격적으로 낮추거나 5대 대형사들이 동참하는 등 붐이 일어야 한다”며 “결국 초기 3개월 내에 시장진입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