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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로 본 투자교훈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4-06 22:25

삼정투자자문 이동훈 전무

금융위기로 본 투자교훈
형태만 다를뿐 금융위기는 반복되고 그때마다 기회는 생겨

달아오를때 비관적으로 보고 냉각될때 실행해야 정석투자

2008년 가을 미국은 스산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2007년 베어스턴스라는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이 주택담보부대출 (MBS) 로부터 발생하는 부실로 인해 문제가 된 이후 급기야 2008년 9월 어떻게 보면 시장인지도나 영향력에서 더 크면 컸지 작지는 않은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예고된 시장의 혼란이었고 실패였지 않았나 하지만 당시에는 최근 일본을 휩쓴 지진과 쓰나미의 파괴력 만큼이나 전세계 금융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그 공포는 전주곡에 불과하였고 금융시장은 끝도 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면서 2008년 연말 급기야는 AAA등급의 자산담보부채권 (ABS)의 신용스프레드가 AAA등급 미국국채대비 8%에서 12%까지 치솟는 심각한 신용경색으로 달려갔고 그 이후에는 시티은행의 주가가 2009년 2월경에 $1불 이하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결국 미국 정부는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시티은행과 AIG생명 보험사를 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당시 2008년 국내금융투자기관과 같이 미국 라스베가스에 있었던 부실자산 세미나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이미 10년 전 거대한 금융쓰나미를 겪었던 우리나라의 금융인들은 어떻게 보면 향후로의 방향성에 대해 유경험자로서의 여유를 가지고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세미나의 주제가 시기적절해 보였으나 예상보다 참석인원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아마도 방파제가 무너져 바닷물이 밀어닥치고 있으니 한가하게 세미나에 참석할 여유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업계 전문가들은 1980년대초에서 시작되었다가 1995년경에야 마무리가 되었던 S&L 위기를 떠올리며 어떻게 부실자산을 처리하고 또 어떻게 투자를 해야할지 등에 대해 나름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토론의 한가운데 앉아서 관찰한 느낌은 공포심과 기대감이 반반 섞여 있는 어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번 쓰나미를 봤던 사람은 그 위력을 아는지라 S&L위기의 한가운데서 금융기관 및 자산의 부실화와 그 사후진행을 봤던 경험자들은 향후 사태에 대한 예측에 대한 언급을 오히려 아끼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세미나 참석 후 진앙지 뉴욕으로 향했습니다.

파크에버뉴 한가운데에서 바라본 뉴욕은 처연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한달전에 예약을 해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유명 이탤리안 식당은 예약없이 걸어 들어가도 식사에 전혀 지장이 없고 미드타운의 고급 아파트는 해고된 투자은행의 직원이 월세를 내지 못하고 야반도주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반이 지나고 2010년 봄이 되었습니다. 그간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일일이 거론하는 것은 무리라 보이고 지금의 뉴욕은 평온을 찾은 듯 합니다. 물론 일본의 지진여파에 대한 설왕설래가 금융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만 그 부분을 제하고 바라보면 어느 정도 금융위기는 진정이 되고 상당이 견실한 회복세로 접어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9년 1월 $1이던 시티은행 주가는 2011년 1월 $5까지 회복했고, 같은 시기에 JP Morgan 주가는 $16에서 $48로 회복하였으며, 포드자동차는 $2에서 $18까지 상승하였습니다.

AIG 보험사도 역시 $12까지 하락했다가 $60로 회복한 후 현재 $40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2년 사이에 대부분의 금융주와 산업주가 작게는 100%에서 크게는 1,000%대의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투자론에 Contrarian View라는 투자관점이 있습니다. 다들 아는 내용이지만 시장이 달아오를 때 비관적으로 행동하고, 시장이 냉각되었을 때 오히려 낙관적으로 행동하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그런 태도로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다들 시장이 달아오를 때 여지없이 투자에 들어가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불 난 집의 주인은 대피하느라고 경황이 없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본인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을 챙겨서 가까스로 대피하게 됩니다. 불구경하는 사람은 어떻게 보면 오히려 여유롭습니다. 망원경으로 화재가 난 집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고 집주인이 미처 가져 나오지 못한 보석함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10여년전 한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경황이 없을 때 미국과 유럽의 불구경군은 망원경을 가지고 여유롭게 관찰을 하다가 보석함을 많이 가져갔습니다. 불난집에서 살짝 가져오다 보니 공짜인 경우도 꽤 있었고 사더라도 불에 그을린 보석함을 헐값에 사갔습니다. 물론 얼마 후에 제값 받고 팔았고 아주 훌륭한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그 불이 보석함을 가져갔던 사람들 집에서 났습니다. 사람은 다 똑같은지 그들은 황급히 대피하기에 정신이 없었고 그 와중에 역시 많은 보석함들이 버려지거나 헐값에 팔렸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불구경 전문가들은 망원경으로 좋아 보이는 보석함을 찜하더니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항상 금융위기는 작게 크게 반복되어 왔고 장소도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이 대륙 저 대륙 넘다들며 발생해 왔습니다. S&L 위기, 블랙먼데이, 멕시코 페소위기, 러시아재정위기, 아시아 금융위기, IT 닷컴 버블붕괴, 이라크전쟁 등등….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불구경을 통한 보석함 구하기에 오히려 소극적이었고 오히려 보석함이 제일 비쌀 때 그것도 빛을 내서 딸자식 혼수감용으로 사놓았다가 정녕 자식 혼사때는 쓰지도 못하고 불나면 홀라당 털리고 마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 보석함 장사요 거래인 듯 합니다.

역사적으로 금융위기는 마치 사이클처럼 왔다가 가는 형색입니다. 그 사이클에서 보석함을 잘 건질 수 있는 냉정함과 여유로움을 다시 한번 가질 필요가 있음을 이번 금융위기는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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