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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앙은행, 저금 기능 회복되나?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3-16 20:53

한국정책금융공사 조사연구실 김영희 수석연구원

북한 중앙은행, 저금 기능 회복되나?
북한주민들의 저금기피 현상과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 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벌써 십수년 지속되어 오는 것으로 주민들은 은행과 담을 쌓은 지가 오래다.

1992년 화폐교환을 통해 은행에 맡긴 저금을 10년이 넘도록 찾을 수 없고, 은행원에게 원금의 20~30%의 수수료를 주면서도 인출하기가 어렵게 되자 주민들은 여유자금을 장롱 속에 묻어두거나 고리대를 통한 사채업에 이용하였다.

최근에는 달러나 위안화로 바꾸어 보관하기도 한다.

이로부터 은행금고에 늘 현금이 부족하여 월생활비(급여) 지불이 연체되기까지 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 주민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고 필요할 때 찾는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십수년동안 중앙은행은 왜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저금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걸까?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북한의 현금유통구조가 마비된데 있다.

현금유통은 은행→기관·기업소·단체→개인→상업유통기관→은행의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경제난으로 상품생산이 대폭 감소하여 상업유통기관을 통한 상품공급과 현금유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현금수입항목에서 상품대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러한 수입이 제로에 가깝다 보니 개인저금을 지급할 현금원천이 없었다. 저금인출에서 어려움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은행을 불신하고 저금을 기피하게 되면서 은행에서 근로자들의 생활비(급여)항목으로 지출된 현금은 환수되지 못하고 시장을 중심으로 개인수중에 집중되게 되었다.

북한은 중앙은행의 현금난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2009년 화폐개혁을 통해 주민들 수중의 현금 대부분을 반 강제적으로 국가 은행에 집중시켰다. 국가예산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개인현금이 모두 은행으로 흘러 들어갔으니 은행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인 셈이 되었다. 현금이 없어 월 생활비도, 개인들이 저금한 돈도 지불할 수 없었던 은행에 갑자기 금고가 차고 넘칠만큼 현금이 입금되었으니 은행 현금인출에서 제기되던 문제점이 다소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

이로부터 생활비 지불과 저금인출 등 현금지출에서의 어려움이 극복되고 있다고 한다. 개인들이 화폐개혁 이전에 맡긴 저금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신규로 저금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금액의 저금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십수년동안 마비되었던 중앙은행의 저금기능이 회복된 것일까? 비록 일부 개선되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현금유입이 없이 지출만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현금이 바닥나 지불하지 못하는 상태가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와 관련하여 중앙은행에서 개인저금을 무조건 지불하도록 내부지침을 내린 것과 동시에 이자율을 높이는 등 저금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저금이자율은 이전 대비 평균 52% 인상됐다. 보통저금(요구불예금)은 3%에서 4.5%, 정기저금(정기적금)은 4%에서 5%로, 준비저금(6개월 정기예금)은 3.6%에서 6.6%, 추첨제저금은 1등 20%, 2등 10%, 3등 5%로 올랐다.

이런 것으로 하여 최근 저금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함경북도의 어느 군의 한달 저금액은 300만원~400만원 정도이다.

이 군의 인구가 13만 9천명, 4인가족으로 환산하면 가족수는 약 3만 4천 세대이다.

세대수에 비하면 세대당 한달 평균 저금액(88원~117원, 한달 급여의 4.4%~5.8% 정도)은 그야말로 작은 규모에 불과하지만 저금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은행이라면 돌아보기도 싫을 정도로 담을 쌓고 살던 사람들이 강제적으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저금에 참여하는 것을 보면 주민들의 은행에 대한 신뢰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여유자금을 외화로 보유하면 되겠는데, 은행에 저금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저금을 하는 것일까? 이자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일까? 이는 외화 환율이 자주 변동하는 조건에서 소액의 여유자금은 은행에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고, 장롱속 돈은 화폐개혁 등을 통해 언젠가는 손해 볼 수 있다고 판단한데 원인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돈주’를 비롯한 상층의 주민들보다 중간계층의 주민들이 저금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인민폐 등 외화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높아진다면 북한주민들의 중앙은행을 통한 저금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는 북한의 과감한 금융개혁과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금융협력, 상업은행의 설립 등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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