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투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엔화 강세의 시간은 길지 않다며 약세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최근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81.7엔까지 하락했으며,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원/100엔달러 환율도 1,382원 대로 상승했다.
일본경제에 충격을 줄 대지진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보험사들의 해외자산 매각 등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엔화 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이 보고서의 요지다. 이번 지진으로 가뜩이나 부진한 일본경기 회복세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복구비용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 증가도 엔화 강세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도 다른 선진국 통화 대비 엔화 약세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엔화 약세를 전망하는 주요 근거를 살펴보면 1) 그 동안 일본 펀더멘털 대비 엔화가 지나치게 고평가 되었는데, 2) 무역수지 흑자와 미국 양적 완화에 따른 반사이익 등 기존에 엔화 강세를 가능하게 했던 요인들이 점차 희석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3) 엔화 강세 진행으로 낮아졌던 엔캐리 트레이드 매력도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따라 이번 지진에 따른 엔화 강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며, 향후 엔화는 약세 전환을 모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나영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지진이 엔화의 방향성을 바꾼 적은 거의 없었다”며 “예외적으로 고베 대지진 이후 엔화 강세가 나타났으나, 이 또한 당시 멕시코 페소화 사태로 마르크와 유로 등 주요국 통화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