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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리모델링 초읽기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3-06 21:21

안정과 성장시너지로 대형화유도
바텀업방식으로 시장의견조율

자본시장법 리모델링 초읽기
자본시장법은 포괄주의와 기능적인 규제체계의 도입으로 자본시장의 대형화, 세분화를 유도하는 법으로 평가받는다. 시행한지 2년이 흐른 지금 금융시장은 양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발돋움을 했다. 먼저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증권사 54개 → 62개로, 자산운용사 63개 → 80개, 자문사 92개 → 135개로 크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증권, 선물의 겸영이 촉진됐다. 증권사의 선물업 진출이 가속도를 내며 현재 선물회사는 9개사로 08년말에 대비 5개사 줄었다.

시행 이후 시장의 덩치도 더 커졌다. 증시의 시가총액은 해외자본유입이 촉진돼 약 600조원에서 약 1300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가 상승률(금융위기 이후 최저점 대비, 10년말 기준)은 G20 평균을 웃돌며 브라질, 인도 등 타 신흥국과 같이 올랐다. 또 IPO 및 유상증자를 통해 연평균 200개 이상의 기업에게 10조원 수준의 자금을 공급하는 등 자본시장과 기업이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금융투자상품 포괄주의 원칙 아래 상품다양화가 촉진됐다. 다양한 투자수요를 반영한 ELS, ETF, WRAP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급변하는 시장상황과 고객니즈에 발맞춰 ELS 발행액은 20.7조원(08년말) → 25.0조원(10년말)으로, ETF 종목수 및 순자산은 37개, 3.4조원(08년말)에서 → 64개, 6.1조원(10년말)으로, 랩 수탁고는 13.2조원(09년3말) → 35.7조원(10년말)으로 급증했다.

또 금융투자상품 판매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선진적 투자자 보호장치가 정착됐으며 상장을 통한 경제 활력 및 퇴출 등 시장 건전성이 제고되기도 했다.

◇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본취지 위축

자본시장법의 시행으로 금융산업과 시장의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자본시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며 파생상품, 모기지 등 ‘금융부실화’에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회복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각종 규제로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제정 당시 목적했던 금융혁신보다는 금융시장의 안정에 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이 수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업종간 기능통합이 아닌 숫자상의 단순통합에 머물러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행 2년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형IB탄생이 없다는 게 그 증거다. 실제 대형IB는 금융시장을 리드할 뿐아니라 기업에 원활한 자금공급의 파트너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는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주창하는 3P(public, private, PEF)역할 확대론과도 매칭된다. 대형IB는 국가경쟁력 향상과 직결되는 만큼 공공, 민간부문이 합심해 대형IB를 탄생시켜야 한다는 게 그 요지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Public Sector: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재편을 통한 대형화 및 기능 강화가 필요 △ Private Sector: 글로벌 IB 수준의 대형 국내 금융회사가 탄생하여 자금 조달·중개·공급 등 금융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수행 △연기금과 PEF 등의 역할 활성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투자은행의 활성화는 대규모 해외사업뿐만 아니라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인 혁신형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Risk Capital)의 중개 기능 차원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 성장에 포커스, 금융산업 대형화도 탄력

자본시장법의 변신도 필요하다. 자본시장법 제정·시행으로 투자은행 업무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도 기반은 마련됐다. 하지만 시행 이후 지난 2008년 하반기 가시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투자은행 산업 관련 국내외 여건이 크게 변했다. 이러한 전반적인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 하에서 국내에서 투자은행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던 금융투자회사들도 움츠려 자본시장법의 약발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추가적인 제도 혁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과 병행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한 Action Plan도 차분히 준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개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올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법률 개정전이라도 필요한 시행령·규정 및 관행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법 제정 당시 기대했던 선진 투자은행의 출현 등 혁신적인 변화는 미흡한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의 위험성을 제어하기 위한 국제적 금융규제 논의가 진행돼 이같은 변화를 정책에 반영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융의 패러다임이 ‘Back to the Basic’으로 회귀되는 경향을 최대한 반영해 ‘금융만을 위한 금융’이라기보다는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다.

금융위원회 조인강 자본시장국장은 “기본적인 목표는 자율과 경쟁혁신을 보장하는 기본원칙 아래에서 그동안의 우리 국내외 자본시장법 제정 이후에 국내 금융환경을 반영하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게 기본 취지”며 “법 개정이라고 했지만 법 이외에 시행령, 시행규칙, 조세법 등 인접 법령, 관행까지 포함한 방대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개정 방식은 Top-Down이 아닌 Bottom-Up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 관련 연구원·유관기관 등을 통해 법개정 및 제도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시장·업계로부터 법·제도 개선 의견을 직접 제출받아 실무자 목소리도 반영토록 했다. 금융당국과 시장의 원활한 의견교류를 위해 지난주부터 학계·유관기관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본시장 제도 개선 민관 합동위원회’를 구성운영중이다. 여기엔 민간에서는 학계 중진, 2개 연구원장과, 정부 내에서는 증선위 상임위원, 자본시장국장이 참여했으며 분과별론 학계, 연구원, 업계 등 신진전문가 위주로 실무지원 자문단을 구성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3~4월동안 합동위원회 논의를 거친 뒤 4월중에 금융위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5~6월중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7~8월중 정부안을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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