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랩수수료경쟁 옥석가리기로 정면승부
지난해 하반기 최대히트상품 랩. 증권사 수익원에 효자노릇을 톡톡히했던 자문형랩이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미래, 현대 등 대형사들이 랩수수료를 30~50% 낮추며 가격경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가격과 서비스경쟁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것. 이같은 과도기에서 우리투자증권은 판매사책임론을 강조하며, 고객보호 카드를 내놓아 랩시장구도가 서비스경쟁 쪽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판매사의 역할강화로 요약된다. 공급자인 자문사와 수요자인 투자자의 중간에서 단순히 자문형랩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시장상황에 잘대응하는 신상랩도 발굴하고, 나아가 판매한 뒤라도 운용원칙, 철학에 맞게 적절히 운용되는지 애프터서비스에도 힘쓰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할 대표적인 액션플랜이 자문사 옥석가리기다. 판매한 자문형랩이더라도 운용철학, 스타일, 편입종목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계약중단으로 고객보호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옥석가리기에서 수익률은 하나의 변수일 뿐이다. 대신 수익이 운용원칙에 맞게 달성됐는지 그 과정이 먼저다. △자문사별로 고유한 운용전략 및 스타일을 유지 △종목/섹터/마켓타이밍 등 일관된 지속여부 등이 주요 잣대다. 수익률이 좋아도 특정종목에 과도하게 투자하거나 운용스타일이 시장을 추종하는 등 원칙에 어긋나면 퇴출대상이다. 실제 계약중단을 통보한 자문사는 5개사. 이들의 연초대비 최고, 최저수익율은 각각 19.07%, -1.8%로 코스피 -3.6%에 비해 훨씬 앞선다.
하지만 운용성과뿐아니라 정성적, 정량적 평가기준과 자체 평가시스템인 PSR(Portfolio Strategy & Risk)로 검증한 결과 이들자문사는 애초 밝힌 운용철학이나 스타일, 편입종목비중 등과 동떨어지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칫 시장이 흔들릴 경우 랩가입자가 변동성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어 리스트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김원규 WM사업부 대표는 “성과가 나오더라도 운용원칙과 스타일에 맞게 수익을 창출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스타일과 무관하게 시장을 따라다니거나 종목비중을 높이는 등 일관성이 떨어지면 그 리스크를 고객이 져야해 필터링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랩상품별 평가단위는 3개월 단위로, PSR분석은 주간단위로 실시하며 2~3주 연속으로 이상 시그널이 올 경우 해당 상품 매니저 면담 및 운용철학 등 검증작업을 거쳐 우량자문형랩을 엄선할 방침이다.
◇ 서비스질 강화로 랩시장 주도
이 같은 판매사 역할 강화로 최근 랩수수료 인하경쟁도 정면으로 돌파할 계획이다. 자문사관리프로세스 개선, 유망랩 등 시장상황에 맞는 신상품 확대, 사후관리강화 등 서비스 질의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펀드와 랩수수료의 격차가 많지 않은데다, 좋은 서비스를 위해선 일정부분 대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판매수수료의 경우 액면상으론 펀드 약1.8%, 자문형랩 3% 안팎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랩이 비싸 보인다.
하지만 상품특성상 펀드는 회전율제한으로 매매수수료 부담이 덜한 반면 랩은 발빠른 시장대응을 위해 상대적으로 매매횟수가 많다. 주식매매수수료를 따지면 랩과 펀드의 수수료차이는 오십보백보라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원락 고객자산운용센터장은 “일률적 Mass 판매방식인 펀드와는 달리 개인별, 맞춤형 상품이므로 기본적으로 펀드와의 수수료 비교는 곤란하다”며 “펀드도 판매,운용 보수 및 주식매매수수료 등을 적용할 경우 랩과 펀드간 수수료 차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조치에 대해 자문사는 대형사, 중소형사별로 엇갈리는 반응이다. 브레인투자자문 관계자는 “굳이 기준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계약서상 자문내용에 충실하지 못하거나 시장에 비해 동떨어지면 계약 중단은 당연한 것”이라며 “운용, 포트폴리오의 질을 향상시킬 계기도 될 수 있다” 말했다.
반면 중소형자문사 관계자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게 랩의 장점인데, 시장상황에 따라 운용스타일, 편입종목이 바뀌었다고 패널티를 부여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않다”며 “시장상황이 바뀌더라도 소신껏 랩운용전략, 포트폴리오리밸런싱 등을 제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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