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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판매채널, 진화가 필요하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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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2-06 21:21

한국투자자보호재단,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시장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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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 A씨의 의문 = 은퇴를 앞둔 A씨는 여태껏 적금만 꾹꾹하며 살아왔지만 노후대비를 위해 퇴직금으로 투자 상품에 한번 가입해 볼까 한다. 내 정보를 토대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는 말에 한 결 맘이 편해졌다. 하지만 약 30분 만에 상담에서 가입서류 작성까지 정신없이 끝내고 보니 뭔가 찜찜하다. 과연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은 것인가?

* 투자자 B씨의 의문 = 결혼을 앞둔 B씨는 금융에 빠삭한 친구의 도움으로 이런저런 계획도 세우고 활용할 금융상품도 정리하였다. 친구가 추천한 펀드에 가입하고자 금융회사에 갔더니 시간도 없는데 이것저것 물어보고 작성할 서류도 잔뜩 안겨준다. 더 짜증이 나는 것은 판매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보수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운용보수보다도 높은 비용을 판매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것인가?

◇ 제자리를 걷고 있는 판매회사

두 투자자의 불만은 너무 다르다. A씨는 ‘적합성의 원칙’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판매회사가 뭔가 나만을 위한 투자 조언과 상품추천을 체계적으로 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판매회사는 부적합한 상품을 추천하지 않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갔다. 반면 B씨는 단순히 원하는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계좌를 개설해주는 정도만을 원했다. 하지만 여전히 A씨와 동일한 절차를 밟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불만은 다르지만 원인은 같다. 바로 판매회사의 서비스가 다양하게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단순히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조언이나 관리서비스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조사에 따르면 투자 조언은 고사하고 자체적으로 펀드를 분석해 투자자들을 위해 보고서를 내는 곳이 대형판매회사 32곳 중 12곳에 지나지 않았다. 수익률의 경우 6곳을 제외한 26곳이 SMS문자 발송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었지만 투자 만기가 도래했음을 알려주는 곳은 6곳에 불과했다. 게다가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이 평균 41.3%로 99%에 달하는 판매회사도 있어 과연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문제는 A씨처럼 적극적인 투자조언 및 관리에 대한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B씨와 같은 투자자의 불만도 사고 있다는 것이다. 불완전한 서비스가 통째로 묶여 다니니 누군가에겐 부족하고 누군가에겐 넘칠 수밖에 없다.

◇ 무엇이 판매회사를 게으르게 만들었을까?

(1) 고정된 수입 : 판매수수료와 보수

2009년 12월, 펀드관련 판매수수료와 보수의 상한이 각각 2%와 1%로 낮아졌다. 판매회사가 하는 일에 비해 많이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비용 수준이 아니라 일률적으로 판매수수료와 보수가 미리 정해져 있어 판매회사가 투자자 수요에 부응해 서비스를 개발할 유인이 없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투자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수입의 상한이 천장을 막고 있어 서비스 성장의 한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산관리 상담이나 투자 조언이 상품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판매회사는 아무런 수입도 얻을 수 없다. 자연히 판매회사 입장을 배제한 객관적인 컨설팅이나 상품추천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2) 불투명한 판매회사 정보

투자자들이 펀드판매회사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의 펀드투자자조사(2009)에 의하면 ‘이전부터 거래해 왔기 때문에(34.6%)’, ‘집이나 회사와 가까워서(24.9%)’로 1, 2위를 차지했다. 만약 왜 펀드추천시스템이나 사후관리서비스, 판매직원의 능력 등을 비교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이들은 아마도 그걸 어디에서 비교할 수 있냐고 반문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비교할 수 없다. 판매회사의 서비스는 분명 펀드와는 별개임에도 그에 대한 독립적인 판단기준이나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2007년부터 매년 ‘펀드판매회사 평가’를 통해 투자자에게 관련 정보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금감원도 매년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판매회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각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는지, 판매직원은 믿을만한지 등은 투자자가 알 수 없다. 이런 불투명한 정보는 판매회사가 경쟁으로부터 숨을 수 있는 은신처가 되고 있다.

◇ 판매시장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1) 상품에서 판매회사 비용을 분리

일단 판매회사가 서비스 질의 향상을 위한 경쟁에 돌입하도록 비용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펀드가 설정될 때부터 약관에 정해져 있는 판매비용을 과감히 분리시켜 판매회사가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맞게 비용을 받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은 어떨까? 사실 판매수수료의 경우 일회적인 소개료의 성격이 강해 원칙적으로 상품과 분리되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되면 판매회사가 자체적으로 다양한 비용 구조를 설정함으로써 다소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자세한 자산관리 상담, 투자 조언 등을 원하는 투자자는 물론 단순한 계좌개설을 원하는 투자자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계좌관리 및 수익률 통보, 펀드 현황분석자료 제공 등 사후관리서비스에 지불하는 판매보수 또한 일률적으로 부과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비용구조를 만들고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펀드관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2) 경쟁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판매회사

미국은 1990년대 말, 넷버블(Net-bubble) 붕괴 후 불안정한 시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투자조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다. 이에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독립재무상담사(IFA : Independent Financial Adviser)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IFA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매(Brokerage)가 아닌 설계(Planning)위주, 단일 서비스가 아닌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였는데 미국자산운용협회 자료에 의하면 퇴직연금을 제외한 뮤추얼펀드 판매의 50% 이상이 IFA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IFA 채널이 이렇게 급성장하자 자꾸 줄어드는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기존 금융회사들도 IFA의 영업형태를 모방하여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사내 직원을 통한 영업 외에 IFA 등과 연계한 사외채널을 성장시키거나 IFA를 지원하는 사업을 개발하는 회사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투자자의 수요 변화에 따라 판매시장이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도록 미국의 IFA 성장과 같은 촉발제가 필요하다.

(3) 투자자가 활용 가능한 판매회사 선택 정보 공시

현재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공시하는 판매회사에 대한 내용은 투자자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주요재무상황이나 경영상황에 대한 공시는 과연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물론 이런 정보도 필요한 투자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전에 투자자에게 진짜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각 판매회사가 차별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판매직원이 법률이나 윤리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없는지, 판매회사가 과거 불완전판매로 소송한 적이 있는지 등 실제 투자자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을 공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정보를 통해 형성된 평판은 판매회사로 하여금 양질의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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