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투자자의 변덕이 심해지고 있다. 2000p돌파의 1등공신인 외국인이 이달 중순부터 매도세로 돌아서며 정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14일 이후 7영업일 동안 내다판 주식의 규모는 약 7,600억원에 달한다. 주식시장보다 한박자 빨리 움직이던 선물시장에선 매도공세가 더 심하다. 외인이 지난 22일 선물순매도규모는 약 20,737계약으로 선물시장이 개설된 뒤 역사상 최대규모다.
2000p 개막의 최대주역인 외국인이 최근 현물, 선물 모두 순매도로 돌아선데 국내외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먼저 해외의 경우 신흥국이 인플레압력이 늘며 금리인상 우려가 커졌다. 올초 선진국들은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신흥국들은 인플레 방어 등을 위해 1월 들어 금리인상 움직임을 더욱 강화하는 상황이다. 유럽재정위기도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이 연초부터 제기되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도 △한은의 전격 금리인상,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및 이후 국내은행권의 인수 △국내주식형 펀드에서의 대규모 환매(1.1조원) 등 영향으로 외인의 투자심리가 나빠진 탓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도기조 전환에 대해선 성급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국인은 최근 국내증시뿐아니라 신흥국 증시 전반에 순매도를 보인데다 순매도집중 업종이 운수장비, 건설업, 유통업, 화학, 철강금속 등으로 이는 올들어 1/13일까지 대규모 순매수를 보였던 업종과 유사해 일부차익실현성격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세와 기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은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며 “긴축기조전환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아직까지 중장기 투자시각을 바꿀만한 펀더멘탈의 변화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긴축정책 우려가 외국인 증시 유동성을 위축시켰다”며 “하지만 당분간 선진국 특히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 유지로 위험자산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