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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채권시장 유출입 잦으면 정부 금리 영향력 약화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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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9-01 20:46

2006년 4조원대에서 올해 75조원대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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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채권시장 유출입 잦으면 정부 금리 영향력 약화
경기회복에 원화강세 전망 등 장기투자 유인

정부 다양한 만기 채권에 투자토록 유도해야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채권투자자가 채권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해지면 통화정책 당국의 금리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연구원은 ‘채권시장에도 외국인 영향력 시작됐다’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국내 채권시장 동향과 전망을 살펴봤다.

◇ 차익거래 기회가 외국인 채권투자 증가 유발

이 보고서는 채권시장이 개방된 1998년 이후 극히 미미했던 외국인의 채권 투자는 2007년 이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말 4조6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채권의 0.59%에 그쳤던 외국인 채권보유 규모는 2007년 말 38조4000억원으로 증가해 전체 채권시장의 4.6%를 차지했다. 급격히 증가하던 외국인 채권투자는 베어스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3월 이후 글로벌 신용경색 및 그로 인한 위험기피 경향 확대로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2009년 4월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8년 3월의 55조4000억원에서 2009년 4월에 35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던 외국인 채권 보유규모는 올해 8월 23일 현재 75조 3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보유 비중도 전체 상장채권의 6%를 넘어서고 있다.

2007년을 기점으로 외국인 채권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국내 채권시장에 존재하는 차익거래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미국 정책금리 인하로 내외금리차까지 확대된 결과 국내 채권시장의 차익거래 유인은 더욱 커지게 됐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무위험 차익거래 중심이었기 때문에 투자 대상은 안전자산인 국채 및 통안채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보고서는 최근 장기투자 목적의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원화강세 전망, 우리나라 국채가 Citi사의 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 등에 따라 단기 차익거래가 아닌 중장기적 투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차익거래 유인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순매수가 증가한 것과 통안채에 비해 국채의 보유규모가 증가한 것은 이러한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의 채권 보유비중에 비해 거래비중이 안정되는 모습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채권 가격과 외국인 투자의 관계는 강하지 않아

이 보고서는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하면서 그 영향력에 대한 논의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이와는 반대로 채권가격 변화가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2006년 이후의 자료를 사용해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와 가격변수 사이의 관계를 확인해봤다.

KRX 채권지수를 채권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가격변수로 사용하였고, 국고채 및 통안채 금리를 통해 각 채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채권지수는 전기 대비 변화율(%)을, 금리는 전기 대비 변화폭(%p)을 변수로 사용했다.

2006년 1월~2010년 8월 기간 동안 월별 자료를 통해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전반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가 상승)하는 기간에 외국인 순매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관계가 그리 강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채권지수 변화율과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상관계수는 -0.08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국고채와 통안채의 경우 관계가 다소 강해졌으나 역시 상관계수의 절대값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별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및 거래 비중은 2010년 6월말 현재 각각 6.3%, 5.4%로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보유, 거래비중이 약 31%, 20%인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가 무위험 차익거래 위주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외국인 순매수와 채권가격 변화율 간의 관계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익거래의 경우 거래 시점에서 투자의 수익이 확정되어 투자자가 채권가격의 움직임에 덜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자 수익이 해외 수익률 및 환율 변동 등 여타 요인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국내 채권시장 가격변수와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최근 외국인 투자가 채권가격에 미치는 영향 증대

이 보고서는 2010년 이후 들어 외국인 투자와 가격변수 간의 상관관계가 바뀌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기간 동안 채권가격의 변화와 외국인 순매수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2010년 7~8월 동안 채권지수 변화율과 외국인 총 순매수 사이의 상관계수는 0.18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상관계수의 값이 양(+)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채권가격 변화와 외국인 순매수 사이의 선후관계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즉 전체 기간 동안에는 채권가격이 하락할 경우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는 방향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투자 증가가 채권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의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채 가격과 외국인 국채 순매수는 2009년 이후 최근으로 올수록 양(+)의 상관관계가 더욱 강화되어 2010년 7~8월에는 상관계수가 0.4까지 상승했다. 이는 외국인 채권 순매수가 증가하는 기간에 국채 가격이 상승(국채금리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 7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후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은 외국인의 국채 투자 증가가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차를 고려한 교차상관관계 및 그랜져 인과관계 분석을 통해 외국인 투자가 채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에 이 보고서는 시차상관계수를 살펴봤다. 그 결과, 2010년 이후 전체 채권, 국고채, 통안채 모두 외국인 순매수와 채권가격 변화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외국인 순매수가 1~2일의 시차를 두고 채권가격 변화에 선행할 때 상관계수가 가장 큰 값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 향후 외국인 영향력 확대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

이 보고서는 지난 몇 년 간 주로 국내 채권시장 가격변수의 영향을 받던 외국인 채권투자는 2010년 들어 국내 채권시장의 가격변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외국인의 채권 보유 비중이 크지 않으며 최근 보유채권 만기의 장기화로 거래비중도 안정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외국인의 채권시장 영향력이 우려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향후 외국인 채권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추가로 크게 높아지고 외국인의 채권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WGBI 편입 기대 및 환율 하락 기대 등이 여전히 남아있고, 선진국과의 경기회복 속도 차이로 내외금리차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최근 외은지점에 대한 선물환 규제의 영향으로 외은지점을 대신해 외은본점 등에 의한 채권투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외국인 투자규모가 더욱 커지면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매매는 해외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향후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해지면 통화정책 당국의 금리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따라서 정책적 차원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 및 만기의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채권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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