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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금융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필요”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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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6-27 23:41

美로욜라 법대 로렌 E. 윌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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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금융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필요”
투자자 이해 앞서 ‘상품규제 강화’ 절실

금융이해력 높은 투자자 양성이 ‘열쇠’

전 세계적으로 금융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지만, 현재 진행중인 금융교육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민 개개인이 효과적인 은퇴생활을 위한 소비, 저축,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추세다.

그러나 새로운 구조와 기초자산을 선보이며 날로 어려워지는 갖가지 금융상품들이 범람하는 시점에 그동안 진행되어온 금융교육은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실제 영국과 미국 등 금융선진국에선 최근 종래 추진됐던 금융교육의 방법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운동이 태동중이다.

지난 25일 방한한 미국 로욜라법대의 로렌 E. 윌리스 교수(사진)은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주최로 개최된 ‘금융교육에 대한 새로운시각’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현행 교육과 한계, 그리고 여러 가지 제안을 내 놓았다.

윌리스 교수는 “ ‘금융소비자가 직접 금융상품 선택의 의사결정을 한다’는 전제로 추진중인 현행 금융교육은 연구 결과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대폭적인 변경과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금융시장이 근래 너무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중이라 도저히 소비자들이 직접 금융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윌리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행동경제학 측면에서도 사람들은 많은 편견을 가져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 그렇다면 과연 효과적인 금융교육의 솔루션은 뭘까?

그는 ‘상품규제 강화’, ‘금융전문가 양성’, ‘그리고 효과적인 금융전문가의 활용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그동안 금융교육의 폐해를 지적하고, 우리나라 금융교육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주장하는 윌리스교수의 금융교육 보완론을 소개한다.

◇ 어려워진 상품과 투자교육 강화 “효과 없다”

미국을 비롯 국내 금융당국에서도 올 초부터 나날이 복잡해 지는 금융환경을 맞아 금융 이해력이 높은 투자자 양성이 중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다. 이같은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반영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교육자문위원회’를 발족시켰고, 학교내 금융교육도 확대중이다.

다만 한국은 이처럼 투자자교육 부문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하지만, 대부분 금융사들에 의한 후원 교육 프로그램은 조심히 접근하라는 주장이다.

통상 금융사들이 후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은 ‘교육 보다 홍보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 인 것.

윌리스 교수는 “현재 한국은 고령화와 저출산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만큼 금융교육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중”이라면서 “반면 60대 이상 대다수가 넉넉한 노후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효과적인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이를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 미국의 사례를 들어 금융교육만으로 금융서비스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를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 미국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금융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소비자가 거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선택토록 했지만 90년대 들어 이러한 모델이 효과적이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몇몇 상원위원들조차 본인이 가진 신용카드의 복잡해진 책정방식을 이해 못한 것. 윌리스 교수는 “금융교육이 실제로 명백한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기에 앞 서 금융교육을 통해 의도하는 내용이 우선 명백히 설명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 투자자교육 방해하는 규제 보완돼야

그러나 금융이해력 높은 투자자 양성도 결국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사례를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윌리스 교수는 실제적인 경험에서 얻은 증거들을 사례로 들며, 금융교육이 좌초된 여러 가지 정황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보완을 충고했다.

우선 미국의 금융교육이 효과적으로 자리잡히지 못한 가장 큰 장애물은 ‘미국소비자 금융시장의 신속성’과 ‘역동성’으로 꼽힌다.

윌리스 교수는 “소비자 금융상품 시장은 매우 자주 바뀌므로 교육자들은 물론 규제기관조차 따라잡기 어렵다”며 “금융시장이 너무나 자주, 많이 바뀌어 대개 고등학교때 배웠던 정보는 시장에 뒤떨어지는 허위정보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 소비자들의 수학관련지식과 이해력이 낮은 점도 장애물로 지적됐다. 대다수 미국내 금융 소비자들의 금융 및 수학지식 등이 미국시장과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에 미달해 최신 금융상품을 이해하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금융교육자의 주체마다 차이가 있어 효과적인 금융교육이 자리잡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논리다.

윌리스 교수는 “오늘날 소비자들의 금융상품 판매사의 손아귀에 있다”며 “일례로 미국에서는 교육자 보다 금융상품 판매사들이 마케팅과 판매기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더 많은 자원을 확보중”이라고 밝혔다.

◇ ‘독립투자상담사’ 등 투자상담 보강도 필수적

그렇다면 효과적인 금융교육에 대한 해답은 과연 뭘까?

윌리스 교수는 “소비자들도 편견없이 충분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금융서비스에 대한 정책당국의 규제강화 수반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가 강조하는 금융상품의 규제강화 필수 사례로는 약탈적인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더불어 금융상품 판매자의 보상을 소비자 수요에 맞추는 것 들.

여기에 가장 중요한 항목은 소비자가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금융 선택을 설계하는 방법이라는 충고다.

윌리스 교수는 “소비자가 금융시장에 접근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자원증가도 중요하다”면서 “유능하며 독립적인 전문가의 조언을 제공하는 투자상담사와, 이들의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소비자에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소비자의 자기방어 훈련도 중요하다”면서 “즉 최근의 금융시장의 빠른 변화와 판매방식이 좀 더 잘 규제될 때까지 마케팅이 성과와 꼭 결부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윌리스 교수는 최근 한국주식시장도 선진국증시에 발돋움하는 국면과 새로운 투자기회의 도래는 주목할 만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그는 “한국에서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복잡한 금융상품의 증가는 결국 투자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더 많은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도 의미한다”며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금융교육은 소비자 스스로 상품을 선택하기 보단, 편견 없는 금융상담가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소비자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실제 한국투자자보호재단에선 이의 일환으로 독립투자상담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국내 펀드투자방법을 체계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중이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관계자는 “현재 국내 60대 이상 대다수가 넉넉한 노후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젊은 층도 스스로 저축과 투자로 훨씬 길어진 노후를 대비해야 되기 때문에 효과적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높다”며 “이번 윌리스 교수의 강연이 우리나라의 효과적 금융교육 방향을 수립하는데 진지한 논의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한편, 윌리스 교수는 현재 미국 로욜라 법대에 재직중이며, 현행 금융교육의 한계와 어려움 및 여러 가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논문 ‘Against Financial Literacy Education’으로 국제적 명성이 높은 소장학자다. 이 논문은 2008년 영국 금융감독청(FSA)에서 금융이해력교육의 효과를 분석 할 때 인용됐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두 번이나 소개 되며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 학력 및 주요 이력〉

- 1994 미국 스탠포드로스쿨 졸업

- 1994~1995 항소심법원 판사 서기

- 1999~2002 미국 법무부 근무

- 2004~ 현재 미국 로욜라법대 교수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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