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 비해 매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계절이나 경기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었던 만큼 부실을 우려한 은행들이 보수적인 자세를 취했던 반면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자영업자 대출 심사기준을 완화하거나 금리우대 혜택 등 자영업자 마음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이는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되고 은행들의 여유자금은 넘쳐나지만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면서 대출확대에 나서게 된 것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대출’ 상품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기존 가맹점 수보다 확대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가맹점주나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매출액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한 ‘하나마스터스 대출’의 경우 일정 조건이나 은행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5%포인트 이내에서 금리우대를 해주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신용카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에 특화한 결합상품인 ‘신한 마이숍(MyShop) 가맹점팩’을 출시한 가운데 대출고객 대상 영업을 확대키 위해 ‘마이숍 대출팩’ 조건 기준을 완화했다.
마이숍 대출팩은 ‘신한MyShop 가맹점통장’과 ‘신한MyShop 케어서비스’ 등 마이숍 기본팩 가입고객이 신한가맹점사업자대출을 신청할 경우 최고 0.3%포인트 대출금리 감면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개인사업자들의 대출시 개인신용평가 시스템(CSS·Credit Scoring System) 대출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던 것을 최근 완화시켰다.
기업은행도 최대 3000만원까지 운영자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소기업·소상공인 등 자영업자 전용대출 상품인 스마트론을 출시했다.
담보력이 부족한 자영업자를 위해 기업은행은 경기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신용보증서 발급 신청까지 처리해 주는 스마트보증서비스도 도입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소호v론’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산출금리에서 기본 0.2%포인트 금리를 우대해주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창업을 위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은 대기업의 투자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전체적으로 여유자금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지만 운용처가 마땅치가 않아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그동안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던 자영업자들을 타겟으로 삼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은행들이 영업을 확대해도 경기가 안좋고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대출 받기를 꺼려하고 있어 고심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운용에 어려운 은행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눈 돌리고 있지만 실제로 창업자들 가운데 15% 가량이 폐업하고 있다”며 “10곳 중에 1~2곳만 폐업할 경우 은행 리스크 부담은 매우 커 영업에 나서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