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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퇴직연금시장 주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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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3-24 22:47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손성동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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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퇴직연금시장 주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
강점은 강화, 약점은 보완하는 도전적 자세

출혈경쟁 심화…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저해

국민 인식제고…파격적인 세제혜택 있어야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는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인 정착 및 발전을 통해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할 목적으로 지난 2005년 12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퇴직연금 전문 연구기관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는 미래에셋의 사익(社益)보다는 공익(公益)을 우선으로 다양한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우선 국내 퇴직연금의 발전을 모색하는 퇴직연금국제세미나 매년 개최,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안내 지침서인 총서 발간, 퇴직연금 및 은퇴시장의 내면을 분석하는 서베이 연 2회 실시, 시장에 이슈와 솔루션을 제기하는 스페셜 리포트를 부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손성동 연구실장은 현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에서 퇴직연금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손 연구실장에게 현재 국내 퇴직연금시장 현황과 제도 변경에 따른 시장변화, 보험사의 대응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퇴직연금시장은 춘추전국시대

손성동 연구실장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을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의 백가쟁명을 연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2010년 1월말 현재 국내 퇴직연금시장을 살펴보면 5인 이상 상용근로자의 약 33.8%인 257만 여명이 퇴직연금에 가입했으며, 적립금은 15조원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53개의 사업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보니 시장은 매우 혼탁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노후준비수단으로서의 퇴직연금의 본질은 흐려지고 꺾기, 금리경쟁, 자기식구 밀어주기식 등의 구태가 횡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실장은 “이는 시장의 자율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다”며 “정책당국과 감독당국의 보다 강력한 의지와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부당행위를 한 사업자를 공표하고, 서비스의 질을 평가해 발표하는 등 새로운 질서 확립을 위한 강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퇴직연금 인식제고 시급

손 실장은 국내 퇴직연금 성장률에 대해 4년 만의 성과치고는 괜찮은 수준인 듯 하지만 당초의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이는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다.

손 실장은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요 이해관계자의 자세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정책당국은 고령화시대에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지켜주는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퇴직연금 제대로 알리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기업은 일자리와 급여를 통해 근로자의 현재의 생활안정을 지켜주듯, 퇴직연금을 통해 미래의 생활안정을 책임진다는 사회적 책무에도 충실해야 하며, 근로자들도 중간정산에 현혹되어 퇴직금을 불요불급한 생활자금이나 긴급 생활자금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실장은 “꽃은 꿀을 품고 있기에 벌을 유혹해 결실을 맺듯이 퇴직연금제도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매혹적이라 느낄만한 꿀이 필요하다”며 “퇴직연금제도의 꿀은 의외라 할 정도로 파격적인 세제혜택”이라고 말했다.

◇ 보험권 점유율 하락은 예견된 일

지난해부터 퇴직연금시장에서 보험권이 은행권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은행권에게 추월당한 이후 점유율은 하락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보험권의 점유율 하락에 대해 손 실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일이 벌어진 근본 원인은 은행 중심의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국내 기업경영은 은행을 배제하고는 생각하기도 힘든 상황이고, 종업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데에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는 힘든 세상이다.

즉 퇴직연금사업은 기본적으로 은행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

여기에 제도 선택 및 사업자 선정의 주도권이 기업에 있는 현 제도 역시 한 몫 거들고 있고, 대출을 활용한 은행권의 꺾기 관행이 더해져 보험권의 시장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손 실장은 말한다. 보험권이 다시 퇴직연금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손실장의 의견이다.

퇴직보험이라는 안방까지 빼앗기고 있는 것은 그 동안 보험사들이 안일하게 대응해왔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사가 퇴직연금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자기반성에 바탕을 둔 혁신이 필요하다”며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도전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은 본질적으로 퇴직보험과 다르기 때문에 퇴직보험에 대한 향수는 잊어야 한다”며 “내 것을 지키기에 급급해서는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퇴직연금의 승자가 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 신퇴직연금시장 도래

손 실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통과되면 신퇴직연금시대가 도래한다고 말한다.

도입절차 간소화, 근로자의 선택권 강화,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제한, 자영업자 가입 허용, 신설사업장의 퇴직연금 우선가입, 새로운 유형의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 많은 제도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 실장은 이런 점에서 보험사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보험사들은 20만 명에 달하는 찾아가는 영업망을 가지고 있어서 불완전판매와 같은 문제 없이 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한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 또한 큰 폭의 제도 변화는 제도설계 부분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보험사들은 보험계리, 오랜 퇴직급여 운영경험 등 제도설계와 관련한 부분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왔기 때문에 보험사가 타 금융사보다 유리하다.

이에 손 실장은 FC와 제도설계 역량의 효율적 활용한다면 보험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서 한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퇴직연금시장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손 실장은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퇴직급여채무 평가방법이 청산기준에서 계속기준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즉 결산일 현재 전 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하는 것으로 간주해 평가하던 것에서 평균임금, 근속년수, 이자율, 임금상승률, 퇴직률 등 여러 기초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는 것.

이는 퇴직급여채무가 이자율과 임금상승률 등 경제적 변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실장은 “특히 DB형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에 맞춰 관련 회계시스템이나 부채를 고려해 자산을 운용하는 ALM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회계기준은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되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손 실장은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퇴직연금 운용실적을 기업의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며 “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기업들은 미국이나 일본의 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DC형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학 력〉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동대학원경제학 석사

〈 경 력〉

- 삼성금융연구소 퇴직연금 및 보험 담당

-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현)

〈 저 서〉

- 장수사회의 미드필더 퇴직연금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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