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M&A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방침이 수립되진 않았지만 만약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매물로 나올 경우 ‘독자생존’ 또는 ‘M&A’가 되느냐에 따라 지방은행의 금융재편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이미 경남은행에 일찌감치 눈독을 들인 상태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19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순이익 기준으로 지역은행 가운데 2위인 대구은행 1705억원을 넘어섰고 부산은행의 당기순익 2451억원에는 못미치지만 절대 뒤지지 않는 실적인 셈이다.
이처럼, 경남은행은 지방은행 중에 은행 재편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지방은행의 대표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은행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부산은행의 경우 만약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오는 2011년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주력 계열사인 은행 규모를 50조원으로 이끌어 대형 지방은행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성장엔진을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부산은행은 동남권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인만큼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부산·경남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어 눈독을 들일 만 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나온 게 아닌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20조원대의 같은 업종을 인수하면 규모와 영업망이 확대되는만큼 지역은행으로 플러스 요인은 사실”이라며 “만약 M&A가 성사되면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대형금융기관으로 재탄생되는 만큼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역시 경남은행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구와 경북에 치우쳐 있는 영업망을 경남은행과 연대할 경우 영남쪽으로 영업권을 확대할 수 있어 분리매각시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방은행들도 전국을 은행화할 수 있는 공동지주사 설립 방안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의견이 중요하지만 지방은행도 시중은행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며 대형화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처럼 은행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영업지역의 확대로 수익기반을 확충하는데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반면 부작용도 제기되고 있다.
지방은행 고위 관계자는 “성장을 위해서는 규모의 경쟁도 필요하지만 지역적인 금융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덩치만 키우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경남은행이 매물로 나올경우 2조원에 달하는데 최근 금호 사태처럼 무리하게 자금을 들여 인수해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