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저축은행은 IB회사가 아니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210223406100373fnimage_01.jpg&nmt=18)
자체적 노력 필요 … 자본확충 먼저
영업인프라 투자 등 경영체질 바꿔야
지난 3~4년간 급성장한 저축은행의 부실이 최근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저축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은 업계 최고의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자산이 1조5523억원, 여신 1조1508억원, 수신 1조3098억원으로 전기 대비 각각 23.4%, 26.7%, 20.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4억원을 기록했으며 BIS비율 9.34%, 고정이하여신비율 4.0%로 높은 자산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동부저축은행은 유럽 선진저축은행들과 제휴를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동부저축은행의 수장은 김하중 행장이다. 17년간 CEO로서 저축은행의 역사를 몸소 겪어온 그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업계의 변화에 정확히 대처하면서 시장을 길게 보는 안목과 향후 시장전망을 예측해 대비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김하중 행장을 만나 그가 이야기하는 경영노하우와 업계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저축은행은 IB(Investment Bank)가 아니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동부저축은행은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근 차근 성장을 해나가고 있으며 때가 되면 본격적으로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김하중 행장은 저축은행의 특성을 잘 살려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저축은행은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를 탄탄한 경영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이겨냈다. 오히려 위기극복과 기회포착에 역점을 두고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
김 행장은 “지난해 겪었던 금융위기는 IMF와는 또 다른 위기상황이었던 것으로 본다”며 “IMF 위기시에는 오로지 생존이 목표였지만 이번 금융위기는 위기극복과 기회포착에 포커스를 두고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해 적정 유동성확보에 주력하면서 축조심의(逐條審議) 체제 가동 및 론리뷰 강화로 자산건전성 확보에도 역점을 두면서 강도 높은 긴축경영을 추진해 위기상황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경비는 최대한 절약하되 우수인력 확보와 투자성 지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위기극복 이후를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 자산성장률과 수익성이 위기이전보다 현저하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 미래성장동력 확보위해 해외 인프라 구축
동부저축은행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도 사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달에는 태국국립저축은행과 포괄적인 업무제휴 협약을 추진한다. 스위덴의 스웨드뱅크로부터는 선진금융 노하우 전수를 목적으로 경영컨설팅, 마케팅세미나, 직원 연수를 실시했고 스웨드뱅크 출신 임원을 3년동안 고문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또한 향후 외환업무가 허용될 경우를 대비해 독일프랑크푸루트 저축은행과 파트너뱅크 업무제휴를 했으며 2008년 9월에는 필리핀우편저축은행과 2009년 2월에는 스리랑카국립은행과의 외환송금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2003년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세계 저축은행협회 정회원으로 가입해 선진 저축은행들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행장은 “해외제휴는 앞으로 동부저축은행이 구현해 나가야할 선진지역서민금융기관의 모습을 연구하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 저축은행 업무 제한 등으로 현재 제휴하고 있는 해외 저축은행과 공동으로 비즈니스를 구체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국내 금융권의 규제완화 추세나 해외 저축은행의 발전사를 보면 앞으로 해외제휴 저축은행과 공동비즈니스 개발 및 투자, 마케팅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 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추고 추진해야한다”며 “해외진출은 국내보다 많은 위험요소가 따르기 때문에 역량을 충분히 갖춘 뒤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부저축은행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를 가지고 해외네트워크 확충, 현지시장조사,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 등 글로벌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방향으로 해외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김 행장은 “먼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지역의 해외 저축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현지 시장조사, 공동투자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오랜 기간 선진 경영시스템 구축 주력
동부저축은행은 ‘국내 최고 우량저축은행’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경영시스템 선진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대출심사는 심사팀의 실무적 검토와 여신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하도록 돼 있으며 여신심사 부결 건에 대해서는 CEO 조차도 재심의를 요청하지 못하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저축은행은 2005년에 업계 최초로 BSC(균형성과지표)에 의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했으며 2006년 8월부터는 BSC 실행력 제고를 위해 BSC성과관리 IT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중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영관리시스템으로 2007년에 관리회계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연간 1인당 평균 교육투자 비용이 5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우수하고 체계적인 인재육성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김 행장은 “2~3년간 강도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하고 이탈한 직원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중간 실무진들이 강도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수료해내는 등 웬만한 금융 자격증은 한두개씩 보유할 정도로 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동부저축은행은 향후 2~3년에 자산 3조원, BIS비율 10%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1%대의 내실있는 저축은행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 행장은 “경영인프라의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함께 외형과 수익의 균형된 성장을 추진하는데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동부저축은행의 업력에 부합하는 업계 위상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법규제 네거티브로 한단계 발전해야
저축은행은 덩치가 커져 대형화 되고 있지만 업무 범위의 한계가 있어 수익성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업무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김 행장은 “해외 선진국의 저축은행을 보면 일반 시중은행과 업무 차이가 없다”며 “저축은행들이 보유역량에 따라 업무영역을 스스로 한정해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 저축은행업계도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체계가 네거티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건전성 강화차원으로 자본확충을 노력을 해야 하며, IPO(기업공개)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지배구조도 개선을 통해 투명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우수인력, 선진 제도와 시스템 등의 운용역량을 보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저축은행 업계도 규제완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 예상된다”며 “저축은행업계도 스스로 인재를 육성하고 영업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경영체질을 바꿔 나가는데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학 력 〉
- 1963년 강릉상업고등학교 졸업
- 1967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경 력 〉
- 1967년 한일은행 입행
- 1974년 한양투자금융(주) 입사
- 1982년 한양투자금융(주) 영업부장
- 1988년 동부투자금융주식회사 이사
- 1990년 동부증권주식회사 상무이사
- 1992년 (주)동부상호신용금고 전무이사(대표)
- 1997년 ~ 현재 (주)동부상호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