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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IB 단기적.양적 경쟁보다 투자 통해 기반 닦아야”

배동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1-13 21:31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금융투자산업실 연구위원

[포커스] “IB 단기적.양적 경쟁보다 투자 통해 기반 닦아야”
선진화된 조직.우수한 인력.높은 평판에 장기 투자

지난해 자본시장법이 본격 발효되면서 한국형 IB(투자은행)의 등장을 예상했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회복국면에서 가시화된 성과를 나타내기에는 어려움이 노정됐다.

자본시장법의 도입 취지는 결국 금융서비스업의 선진화와 발전·성장에 있고, 기업과 투자자 및 업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기틀의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새해 들어 주요 금융투자회사들은 한동안 주춤했던 해외진출 등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속속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단기적인 경쟁에 치중하기 보다는 잠재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 전문성과 선진화된 금융서비스로 평판을 구축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 전문성 높여 평판구축 주력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 이석훈 연구위원<사진>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양적인 딜 경쟁에서 출발하기 보다는 시장에서의 특화·전문화 전략을 통해 평판구축에 주력하면서 현재와 같은 명성과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점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이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IB부문 강화를 위해 해외 리서치 전문 조직을 만들고, IB부서의 전반적인 강화에 주력해왔다.

금융위기 여파로 본격적인 경쟁과 도약이 가시화되지 못했지만 중장기적인 포석을 고려해 전통적 IB 부문인 유상증자, IPO, M&A 자문 등의 역량 강화를 위해 분주했고, 자산관리 부문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위기의 긴 터널을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고 있는 올해 들어서는 이같은 준비가 보다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 해외 거점에 역량 집중

증권사들은 문화적인 측면과 접근성 등을 들어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시장선점을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싱가폴 뿐만 아니라 아시아내 이머징시장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IB 인력 보강과 IB 중심의 조직 개편,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미래를 향한 희망도 점점 커지고 있다.

대우증권도 산은과의 시너지효과를 바탕으로 홍콩법인의 IPO 주관 및 M&A 자문 역량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자본시장법으로 기틀 마련

그러나 이석훈 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 시행을 계기로 증권산업 IB부문에서의 매력은 보다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이 부문의 수수료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 미만으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즉 증권사들이 10% 안팎의 수익비중을 놓고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현실과 매우 대조적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자본시장법 통과 이후 주식시장에서 증권주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여왔고, 자본시장법에 대한 기대로 신규로 증권업에 진출한 신규사 또한 적지 않았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IB들이 무너져내리는 가운데 이같은 작은 파이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은 신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많은 듯 보였다.

이 연구위원은 “대조적인 현실에 일부에서는 IB부문의 강화에 대한 회의적인 판단이 없지 않은 듯 하다”면서도 “IB의 시장영역이 국가간으로 확장되고, 선진국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IB부문의 성장이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 서서히 대형화·전문화 진전

반면 높은 기대만큼 부응해줘야 할 성과에 대해서는 증권사들 스스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외변수 악화에 따라 취약성을 드러내는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는 여전히 증권사들을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수년간 논의된 대형화, 전문화 등도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증권산업이 앞으로 어떤 시장구조로 형성되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튼의 시장구조 이론을 통해 증권사들의 전략적 의미를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시장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초기 소수 기업들의 과점형태가 붕괴되고 다수의 경쟁기업들로 구성된 경쟁시장으로 전환되지만, 서튼의 시장구조 이론은 예상과 달리 소수 초대형 기업들이 등장하는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1990년대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에서 금융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금융기관들의 합병이 가속화되고, 초대형 은행들의 등장이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소개했다.

IB 역시 지난 1970년대 이후 꾸준한 집중화를 겪어왔으며, 월마트, 이베이, 아마존 등의 사례를 봐도 시장확대에 따라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넓혀가며 시장의 리더로 자리를 굳혀갔다는 것.

◇ 장기 고정비용 투자 밑거름

우선 연구개발(R&D) 등 고정비용의 투자가 상품의 질 또는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때 소수 기업들은 선제적인 고정비용 투자를 주도한다.

투자에 따른 경쟁력 제고로 우월한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게 되면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되는 이는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로 선순환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켈로그, 포스트 등이 이같은 과정을 통해 다른 소규모 브랜드 제품들에 비해 우월한 광고와 평판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정비용 투자에 따라 제품단가를 낮추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게 된다는 것.

그는 “글로벌 IB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는 투자자 네트워크, 평판, 금융기술 등에 우월하지만, 금융서비스의 단가는 국내 증권사보다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의 고정비용 투자를 통해 무형의 자본을 이미 갖췄고, 이를 추가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현지화 전략 가속될 듯

또 국내 IT업체들이 IT시장을 국내로 한정했다면 그동안의 투자는 과잉투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서튼의 가설 측면에서 이를 보면 다국적기업들의 대규모 R&D 투자는 타깃으로 삼은 시장의 영역과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증권회사들은 향후 전략적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서 우선 국내 증권사들이 IB시장규모에 대한 예측을 보다 선도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시장을 넘어 동아시아 지역으로 넓게 감안할 때 국내 GDP 성장에 따른 IB 딜 규모가 대형화되고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읽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 네트워크와 평판, 금융기술 등에 과감한 고정비용 투자를 통해 무형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수 및 합작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 등으로 탄탄한 투자자 네트워크를 마련하고, 금융기술의 선진화 하는데 충분한 IB인력의 육성 및 영입, R&D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단기적이고, 양적인 딜 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배양하고 높고, 뚜렷한 평판을 얻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는 호치민에 본사를 둔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를 추진하고, 이 증권사를 통해 올해 베트남 기업의 한국증시 상장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증권사의 지분인수로 싱가폴을 거점으로 현지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캄보디아 정부와 국영기업 상장관련 주관사 업무를 독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 He is…

〈 학 ·경 력 〉

- 2006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

- 2006 미국 텍사스대(오스틴) 경제학 박사

- 1999 서강대학교 경제학 석사

- 1997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연 구 분 야 〉

- Industrial Organization , Investment Banking

〈 연 구 실 적 〉

- Measuring the Effect of Branch Network in the Korean Banking Industry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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