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예상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인 글로벌 경기에도 불구, 2009년 국내 펀드시장은 투신권의 증시 주도권 상실, 펀드 신뢰도타격 등 퇴색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직장인들의 재테크 효자로 자리잡았던 해외펀드는 50일이 훌쩍 넘는 사상 최장기간의 환매랠리를 지속하는 한편, 신상품이 나와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었던 것.
이렇듯 혹독히 몸살을 앓았던 올 해 펀드 시장에 맞서 2010년 펀드 시장 트렌드는 변화 속 기회잡기로 요약 할 만 하다.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가 전망한 ‘2010년 펀드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2010년 펀드시장의 변화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그동안 주식형펀드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액티브펀드의 시대가 저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버블 붕괴이후 액티브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안정성과 낮은 비용의 ETF(상장지수펀드), 랩, 변액보험 등 신상품의 확대가 액티브펀드 시장을 크게 웃돈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이계웅 팀장은 “기존 대표지수에서 섹터, 스타일, 테마, 해외 ETF에서 국고채, 인버스, 레버리지 ETF 등 진화를 거듭중인 ETF시장에 연기금과 퇴직연금에서 본격적인 투자확대가 이루어진다면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또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증권사의 랩,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보험의 변액보험의 경쟁력 확대도 액티브 펀드의 위상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액티브펀드의 위상이 약화되는 반면 2010년엔 대중화되지 못했던 테마, 섹터펀드의 두각이 돋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일례로 ‘한국SRI지수 발표’,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 발표로 그동안 부진했던 SRI펀드의 도약이 예상되는데다, 녹색규제강화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 확대에 따라 대체에너지 펀드는 신상품출시를 점쳐볼 수 있다.
여기에 브릭스 시장 급등으로 새롭게 떠오른 남아공, 터키, 아르헨티나 같은 프론티어 시장도 틈새 투자 대안으로 알맞다는 진단인 셈.
이 팀장은 “인플레이션 대안으로 고공질주중인 금펀드와 자체내 높은 변동성과 실질 수요 감소로 BEI(국채와 물가연동채권간 수익률차이 활용)투자도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금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은 ETF, 천연가스,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외환 ETF, 역외펀드들도 새롭게 부각될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라는 것.
한편 올 해 비과세 일몰로 유난히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해외펀드는 2010년엔 기존 주식형 편입에서 벗어난 ETF, 지수 등 다양한 진화가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해외펀드 비과세 그늘에 가려졌던 성과 좋은 역외펀드의 재부각, 회사채, 하이일드 펀드의 도입과 고부가가치 복합상품,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상품 시대의 출현도 기대된다.
2010년 주목해야 될 트렌드로는 주도테마의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실제 2009년 증시를 주도한 테마는 고베타, 소형주, 원자재, 금융주, 이머징, 프론티어펀드로 과잉유동성을 배경으로 하는 투기적 테마가 주도펀드로 부각됐었다.
그러나 2010년엔 주요 국가들의 재정 적자 확대 및 자산버블 우려를 막기 위한 유동성 흡수 등 투기적 테마는 지고, 장기성장과 수익의 질이 주요 테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팀장은 “2010년 주목해야 될 장기테마로선, 달러약세(상품, 원자재 관련국가 펀드), 아시아소비(한국, 아시아컨슈머펀드), 중동인프라(아시아인프라, EMEA펀드), 정부 재정지출(교육서비스섹터)테마”라며 “이들 가운데서도 장기성장성이 입증되고 이익 성장 확대, 정책 지원 수혜가 엿보이는 펀드유형으로 선별과 압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