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잔액을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전체 가구 수로 나눠보면 가구당 4213만원씩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는 은행보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등 비은행금융기관이 주도했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수도권 전역으로 은행권에 대한 총액한도대출(DTI) 규제가 확대 적용되면서 2금융권에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75조6000억원으로 14조1000억원 증가했고 신용카드사와 백화점 등을 통한 외상 거래인 판매신용 잔액도 37조2000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2분기 8조2000억원에서 3분기 4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조1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주택용도 대출이 전분기의 47.8%에서 50.8%로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만기구조는 1년 이상 10년 미만의 비중이 57.1%에서 49.5%로 하락하고 10년 이상의 비중은 25.4%에서 31.9%로 상승하는 등 대출 만기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5조5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 2조9000억원 보다 2배 가까이 커졌다.
금융기관 가계대출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8조5000억원 늘어나 전분기 8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고 비수도권도 대구 및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전분기 2조2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DTI 규제 강화로 예금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지자 비은행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