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별 단위 하나로 묶어 시너지 극대화
금융지주사들이 그룹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메트릭스 조직((Matrix, 수평적 조직체제)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메트릭스 조직이란 지주사 산하 개별법인 중심의 수직조직과 별개로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모회사와 자회사를 업권별이 아닌 계열사들간 기능이 같거나 고객이 겹치는 사업 부문을 하나로 묶어 총괄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식 출범한 산은금융지주는 고객별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메트릭스 조직체제 구축을 위해 준비 중이다.
산은금융지주는 기업투자은행과 자산운용, 개인금융 부분으로 나눠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의 기능·고객별 조직을 묶어 조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최근 “그룹 시너지 역량 강화를 위해 개인, 기업, 기관 등 고객별 대상으로 나눠 시장별로 관리하는 체제를 준비 중”이며 “내년에는 마케팅이나 성과평가 부분등을 적용해 내부관리체계 시스템을 구축하면 내후년쯤 공식적인 메트릭스 조직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 회장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20년전부터 메트릭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며 “매트릭스 체제를 해외진출 국내, 해외 고객별로 구분하지 않고서는 경쟁 할 수 없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트릭스 체제는 각 계열사 법인들이 수평 조직을 형성하고 업무 단위의 계열사에 걸쳐 수직구조를 형성하는 조직으로 JP모간 체이스와 씨티그룹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금융그룹이 이미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금융사에서는 하나금융이 최초로 시도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월 그룹조직을 개인금융부문, 기업금융부문, 자산운용부분, 그룹총괄센터로 개편, 영업활동의 중심을 계열사가 아닌 업무 단위(BU·Business Unit)로 나눴다.
개인금융 부문은 하나은행 개인금융, 신용카드, PB사업과 하나캐피탈, 하나HSBC생명으로 이뤄졌으며 기업금융 부문은 하나은행의 기업금융과 하나IB증권, 하나대투증권의 기업금융 사업으로 구성됐다.
자산관리부문도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의 법인영업, 연금신탁 사업과 하나대투증권의 리테일본부, 리서치센터 사업 및 하나IB증권의 금융상품영업사업군으로 구성, 그룹총괄부문은 그룹 전략과 재무 등으로 구성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2월 기존에 운영 중인 고객군별 사업부제도 상위와 유사한 기능의 사업그룹을 4개 부문으로 묶어 운영하는 부문제도를 도입해 메트릭스 조직체계를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14개의 사업그룹을 11개로 축소한 가운데 11개 사업그룹 상위에 △리테일 △기업 △경영기획 △사업지원 4개 사업부문을 새로 신설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의 메트릭스 조직 전환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자회사간 벽을 허무는 대신 개인금융, 기업금융 등과 같이 기능별 체제로 운영되는만큼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객중심으로 재편하는 만큼 고객별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이고 편리한 조직이 될 수 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메트릭스 체제는 JP모건이나 씨티그룹의 글로벌 선진금융 그룹처럼 고객 중심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