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체 설계사 22만7265명 중 절반에 가까운 총 10만7562명(47.3%)이 교차모집 설계사로 등록했지만, 월 평균 신 계약 건수가 1건 이상인 설계사는 2만7191명으로 4명 중 1명 꼴(25.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ㆍ손보 교차모집제도는 보험설계사가 판매할 수 있는 보험상품의 종류를 다양화한다는 차원에서 손해보험사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생명보험 설계사는 손해보험 상품을 팔 수 있게 한 제도로 지난해 8월말 도입됐다.
이러한 영업 부진으로 이 기간동안 교차모집 설계사에 의한 보험상품 판매는 생명보험이 131억원, 손해보험이 2018억원으로 2008회계연도 전체 판매실적 대비 각각 0.2%, 1.1%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신 계약건수가 1건 이상인 교차설계사는 생보가 626명, 손보가 2만6565명으로 손보가 압도적이었다.
생명보험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올 1월 이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판매 실적이 감소 추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손해보험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실손의료 상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됐으나 지난 8월 실손의보 상품 보장 한도 축소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생명보험 상품의 교차판매 실적을 보면 저축성 보험이 109억원(83.4%)으로 가장 많았고 보장성보험(16억원ㆍ12.2%), 변액보험(6억원ㆍ4.4%) 순이었다. 손해보험 상품은 자동차보험이 1541억원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이었으며 장기보험(329억원ㆍ16.3%), 일반보험(148억원ㆍ7.3%) 순으로 많았다.
금감원은 교차모집제도 시행에 따라 보험설계사의 영업기회가 확대되는 한편 생ㆍ손보 상품의 원스톱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의 보험가입 편의성이 제고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따른 판매실적 저조로 다수의 설계사가 등록 후 교차모집 업무를 사실상 하지 않고 있어 현재까지 제도의 활성화는 다소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당초 우려했던 교차모집 설계사의 과당유치 행위와 불완전 판매 증가 등의 부작용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 실시 등을 통해 감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고운 기자 sgw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