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키코손실에 대비한 막대한 충당금을 쌓았지만 환율이 하락하면서 이에 대한 환입(손실추정액이 이익으로 바뀌는 것)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말 1368원에서 6월말 1272원으로 하락한 뒤 9월말 1178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000억원 규모가 환입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환율이 90~95원 가량이 하락하면 1000억원 정도가 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말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액정표시장치(LCD) 전문기업인 태산LCD가 키코에 대한 손실로 기업회생신청을 하면서 이를 떠안고 2500억원 충당금을 포함해 지난 4분기 5114억원, 올 1분기 1936억원 등 총 7050억원을 쌓은바 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충당금 중 1887억원이 환입되면서 2분기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다.
하나금융은 지난 2분기 19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이 중 1887억원이 충당금 환입액으로 순익을 낸 만큼 환율 하락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2000억원 내외의 환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3분기에는 1000억원 규모의 충당금 환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나은행의 환입효과는 지속될 전망이다.
배정현 SK증권 연구원 “키코에 대한 충당금을 쌓은 은행 가운데 환율하락으로 하나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며 “환입이 이어지면서 하나금융 3분기 실적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도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까지 2000억원 규모의 환입이 예상된다”며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이익 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올 연말까지 전체 충당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용어설명
※ 키코(Knock in Knock out)란
수출기업이 은행과 약정을 맺고 환율 상하한 폭을 정해둔 뒤 약정 구간에서 움직이면 기업이 이득을 보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을 보게되는 환헤지 상품을 말한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