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 환수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증시도 눈치를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규모를 늘려왔던 외국인들의 매도 전환에 대해 수급공백 우려도 불거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국면을 예상하면서도 급격한 충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모기지유동화증권(MBS)과 회사채 매입시기를 연장하면서 불확실성이 걷히는 모습이다.
각국의 유동성 조절 가능성에 대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단기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담 역시 원론적인 차원의 출구전략 논의에 그친 것으로 평가되면서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3분기 실적 예상치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면서 우려의 골은 깊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FOMC를 통해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한다는 방침에 따라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매도로 전환한 외국인이 곧 다시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의 매도는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펀더멘털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고, 유동성 축소가 당장 시작되기도 어려운 만큼 저금리가 유지된다면 과열 증시 해소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 실장은 이어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당장은 우려가 심화되겠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안도감도 느낄 수 있어 상승의 속도조절은 있겠지만 추세 자체가 전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은 “기관의 우호적인 수급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외국인의 추가매수 가능성은 높다”며 “FTSE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기대감과, 국내 증시 저평가, 환율 메리트 저하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 전망이 양호한 점, 달러 캐리트레이드와 높은 위험선호도 등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1700선 이상부터 두터운 매물대에 따라 강력한 모멘텀이 없다면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며, 가격부담이 누적돼 가고 있는 상황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덧붙였다.
솔로몬투자증권 오준석 연구원은 “FOMC 정책 발표가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면서 “기준금리 동결과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해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고, MBS 매입 완료 시일을 연기하면서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유신익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 FRB의 달러공급량 증대 및 달러 캐리 트레이드 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 중심의 자본력이 강화되고 선진국들의 신흥국 투자가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출구전략 시행 및 유동성 환수 등으로 캐리자금의 갑작스런 환수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격히 매도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다”고 예상했다.
반면 앞으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탄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변수이기는 하겠지만 경기흐름과 수급상황을 볼 때 연간 상승률이 50%를 넘어선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회복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시기의 문제는 있겠지만 긴축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 연구원은 “오는 11월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넛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순환과 경기선행지수의 순환이 거의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경기선행지수가 반락한다면 GDP증가율도 이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경기모멘텀이 꺾이면서 경기를 선반영하는 주가 역시 먼저 하락으로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압력 지속,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이벤트 종료, 외국인 추가 매수 여력 약화 등도 예상했다.
만일 3분기 기업이익에 대한 최근 기대감에 따라 예상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기업이익 증가율상 가장 최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 모멘텀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들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